아하!…김현수 ‘추신수 타격법’ 열공

입력 2011-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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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클리블랜드 추신수의 비기를 배웠다. 공을 강하게 찍어 치는 방법이다. 김현수는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추신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지난시즌 후반기 무너진 타격밸런스를 찾을 수 있었다. 스포츠동아 DB.

손목 이용한 ‘찍어치기’ 장타 배워
무너진 밸런스 찾고 폼도 더 간결
금년시즌도 ‘타격기계’ 진화 기대
두산 김현수(23)는 시즌 중 타 팀 선수들의 타격훈련을 유심히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국내 최고의 타자로 손꼽히지만 ‘잘 치는 타자들이 어떻게 치나’를 관찰하고 좋은 점은 흡수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의미에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함께 뛰었던 클리블랜드 추신수(29)는 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델이었다.

메이저리그 2년 연속 3할-20홈런-20도루 달성, 수비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배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김현수는 ‘추신수표 훈련비기’도 전수 받았다.

추신수는 임팩트 후 몸의 회전을 통해 타구를 멀리 날려 보내는 이승엽과 달리 배트스피드와 손목힘을 이용해 장타를 날리는 타자다. 실제 광저우에서 펜스를 넘긴 3개의 홈런 모두 강한 손목 임팩트에서 나왔다.

그는 “나는 원래 결대로 치는 스윙인데 밸런스가 안 좋으면 방망이가 나올 때 헤드가 처져 나오는 단점이 있다”며 “신수 형은 배팅케이지에서 방망이를 더 짧게 가지고 나오면서, 날아오는 볼의 윗부분을 찍어 친다는 느낌으로 훈련한다고 했다.

타석에서도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강한 땅볼을 친다는 생각으로 하면 멋진 타구가 나온다고 조언해줬다. 광저우 가기 전까지 그 방법으로 연습을 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타격폼을 바꾼 것은 아니다. 김현수는 “훈련할 때는 찍어 친다는 생각으로 아무리 쳐도 이미 몸에 밴 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실전에서는 원래 결대로의 스윙이 나온다. 그게 나의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추신수표 타격훈련 덕분에 지난 시즌 후반기 잃어버렸던 타격밸런스를 되찾을 수 있었다. 마무리훈련 때부터 그의 스윙을 지켜봐온 두산 관계자는 “원래부터 컨택 능력은 국내에서 손꼽히게 좋은 타자다.

다만 시즌 후반기(포스트시즌에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 까닭인지 밸런스가 완벽하게 무너져 있었다.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 어깨가 빨리 열리면서 방망이가 처져 나왔다. 그러나 광저우에 다녀와서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폼도 간결해지고 빠른 볼에 대한 대처력이나 타구에 힘을 싣는 게 한결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현수는 “대표팀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동안 스스로 쌓아왔던 토대에 또 다른 어떤 것을 배웠다는 게 “즐겁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솔직히 홈런을 노리진 않았다. 그동안 공을 정확히 맞힌다는 생각에서 공을 세게 정확하게 맞힌다는 생각을 했는데 조금 안 맞았던 것 같다”고 자평하고는 “그게 또 하나의 공부 아니겠냐”며 웃었다.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잘 치기 위해 늘 고민하고 공부하는 김현수. 그래서 ‘타격기계’의 진화는 계속되는 모양이다.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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