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홍성흔 외야수 열공 왜?

입력 2011-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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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를 대비한 수비 훈련. 하지만 롯데 홍성흔은 무엇이든 허투루 하지 않는다.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는 “이번 전지훈련의 제1목표는 수비 업그레이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스포츠동아DB

발목아픈 이대호 지명대타 대비
양승호 감독“글러브 껴라”특명
홍성흔 “전훈 제 1목표” 구슬땀
양승호 감독이 그에게 글러브를 잡으라고 한 것은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오른 발목이 좋지 않은 이대호가 수비를 겸하면서 한 시즌을 통째로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면, 방망이가 빼어난 이대호와 홍성흔 두 선수를 동시에 지명타자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감독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홍성흔은 “이번 전지훈련의 제1목표는 수비 업그레이드”라고 말한다.

사이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홍성흔은 24일, “잘한다는 소리보다, 기본기가 충실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서 “어느 때보다 수비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1루수보다 외야가 ‘그나마’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는 “내가 외야 주전으로 나간다고 욕심을 부릴 일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비록 한 게임을 나서더라도, 내가 수비로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준비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명타자로 전업한 이후 지난해 마무리 캠프 전까지, 이렇다하게 수비 훈련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양승호 감독 부임 이후 ‘외야 수비 준비를 하라’는 지시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을 상징하는 타격 훈련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2009년 마무리 캠프부터 ‘똑딱이 타자’에서 ‘거포 타자’로의 변신을 염두에 두고 타격폼에 변화를 줬던 홍성흔은 “작년 시즌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여기서 더 잘 하려고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면서 냉철하게 현실을 돌아봤다. 그리고는 “더 욕심을 내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큰 목표보다 현상 유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타석에서 투수들에게 좀 더 큰 위압감을 주는 타자이고 싶다”는 바람도 곁들였다.

올 시즌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고 있는 그는 “팀이 좋아야 나도 빛나고 선수들도 빛이 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희생’이라는 단어를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내가 앞장 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주장으로서의 임무와 타격 훈련에 수비 훈련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느 해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는 홍성흔이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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