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욱일승천기 보는 순간 욱∼”

입력 2011-0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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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세리머니 의미는 뭘까
“많은의미 함축돼 있다” 묘한 뉘앙스
인종비하 해석가능…日 민감한 반응
정식항의땐 출전정지 징계 받을수도
25일(한국시간)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한국과 일본의 카타르 아시안 컵 4강전 때 나온 기성용의 득점 세리머니가 도마에 올랐다. 기성용은 전반 23분 페널티킥 선취 골을 뽑은 뒤 일본 쪽 코너 플래그 부근으로 달려가 마치 원숭이를 연상케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장면은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이를 캡처한 영상이 인터넷상을 떠돌고 있다.

원숭이는 한국 내에서 일본인을 비하할 때 주로 활용돼 온 동물. 유럽 축구에서도 종종 아시아 인종 전체를 비하하는 의미로 해석되곤 한다.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기성용은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었다”고 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고맙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동료들 내 가슴 속의 영웅입니다.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순간,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는 글을 남겼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물이다. 1945년 8월15일 해방될 때까지 일본 압제에 시달렸던 한국인들에게는 대단히 불쾌하고 예민하게 다가오는 문제다. 스타디움을 찾은 일본 팬들 상당수가 일장기와 함께 욱일승천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일부는 페이스 페인팅으로 욱일승천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도하에서 만난 일본 기자들이 기성용의 세리머니 의미를 따로 물어보는 등 덩달아 한국 기자들도 바빠졌다.

일부 미디어는 기성용의 세리머니를 결승전을 앞둔 일본대표팀 소식보다 크게 다루는 분위기다. 일본축구협회(JFA)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서한을 보내면 기성용은 일정 수위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기자는 “JFA가 기성용의 세리머니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직 서한을 보낼지 여부는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 항의서한을 보내고 통과될 경우 기성용은 9월부터 시작될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경기 가운데 일부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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