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경 감독-배우 오광록-양효주 감독(왼쪽부터).
이날 폐막식을 겸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뒤 스포츠동아와 만난 양효주 감독은 “베를린에 오느라 졸업식에도 가지 못했다”면서도 수상의 영광이 가져다준 기쁨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자신을 알아보는 관객들로부터 연방 사인을 요청받으며 수상의 영광과 분주함이 뒤섞여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양효주 감독은 “(심사위원들이)내 생각을 영화 속에 솔직히 담아낸 것을 평가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작품이기도 한 영화 ‘부서진 밤’은 두 보험 사기꾼이 겪는 이야기. 이들이 범행을 저지를 날, 진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가난한 삶과 세상에 관한 생각을 풀어놓았다.
양효주 감독은 앞으로도 이처럼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날 양효주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및 수상자 기자회견 내용.
-수상을 축하한다. 소감을 말해달라.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게 됐다. 너무 좋다.”
-심사위원들이 ‘부서진 밤’의 어떤 점에 점수를 준 것 같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 것을 좋게 봐준 게 아닐까 싶다. 내 생각을 최대한 영화 속에 담아내려 했다.”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가난이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 것인지를 묻고 싶었다.”
-현재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 역시 사회적인 이야기인가.
“그렇다.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보는데 영화를 통해 뭔가 의미를 전하고 싶다. 그런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전할 때 관객이 어떻게 하면 편히 볼 수 있을까 하는 걸 고민 중이다. 장편영화로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뵙고 싶다.”
-영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이런 이야기를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아직 내가 어린 데다 여성이어서인지 자동차 보험 사기 이야기를 다룰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예산도 많이 필요했다. 부산영상위원회 등에서 지원을 해줬다.”
베를린(독일)|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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