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여축구대표팀 선수명단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중연회장, 내달 조광래-홍명보감독 만나
선수 차출을 둘러싸고 국가대표팀(이하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사이에 파열음이 생긴 가운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나서 조율을 도모한다. 6월과 11월 A대표팀과 올림픽팀 차출 시기가 겹치는 것과 관련, 기술위원회가 16일 ‘각급 대표팀에 공통으로 속한 선수는 A대표팀에 우선 배정 한다’는 결정을 내리자 조광래 A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연령에 상관없이 한 국가의 최고 선수는 A대표팀에서 뛰어야한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고, A대표팀 우선 원칙을 고집할 경우 올림픽팀의 전력 누수는 심각해진다는 것이 홍 감독의 판단이다. 특히 한국은 유럽과 달리 올림픽 성적에 팬들의 관심이 높고, 선수 입장에서도 병력 특례와 관계있기 때문에 더욱 미묘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21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선수 층이 두텁지 못한 우리 축구의 현실에서 생긴 일이다. 다음 주에 조 감독(A대표팀)과 홍 감독(올림픽팀)과 만나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대회의 경중을 따져서 조율할 것은 조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 달 2일 만날 예정이다.
조 회장이 ‘대회의 경중을 따진다’고 말한 부분이 의미심장하다. 조 회장은 “대표팀이 연습경기를 하는데 전부를 소집할 수는 없지 않느냐. 대표팀에는 본 대회가 있고, 친선경기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런던올림픽 2차 예선이 열리는 6월에는 평가전을 갖는 A대표팀이 양보하고, 브라질월드컵 예선이 있는 9월과 11월에도 대표팀에 우선권을 갖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올림픽팀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기성용(22·셀틱), 김보경(22·오사카), 홍정호(22·제주), 윤빛가람(21·경남), 지동원(20·전남), 손흥민(19·함부르크), 남태희(20·발랑시엔) 윤석영(21·전남) 등이 A대표팀과 올림픽팀에 동시 선발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조 감독과 홍 감독이 만나 국가대표 차출을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