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신인 5명 이적동의서 파문 왜?

입력 2011-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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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맹, 선수등록 때까지 대학과 합의 못해

합의없이 프로행 이어지자 대학 반발
이적동의서 싸고 오락가락 갈등 키워
신인선수 5명이 시즌 초반 K리그에서 뛸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원 소속 대학교에서 이적동의서를 발급받지 못해 K리그 등록기간(2월28일)을 넘긴 선수들을 구제하기 위해 3일 선수자격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2시간 격론 끝에 프로, 대학 측의 추가진술과 자료검토가 필요해 10일 2차 회의를 한 번 더 열기로 결정했다.

10일 전까지 각각 성남과 수원, 부산, 포항, 울산에 소속된 5명의 신인선수는 K리그 경기를 뛸 수 없다.


○프로와 대학의 갈등

프로와 대학의 갈등이 이번 사태 발생의 원인이다.

문제가 된 선수들은 모두 대학을 중도 자퇴했다. 이 중 3명은 2009년 우선지명을 받았다. 프로 구단은 이들을 지명한 뒤 대학으로 보내 2∼3년 간 기량을 쌓게 했다.

그런데 다시 프로로 복귀하는 시기를 놓고 이견이 생겼다. 구단은 2년을 뛰고 돌아오기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사이 대학 감독이 바뀌었고 후임 감독은 “합의에 대해 모른다. 1년 더 뛰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은 대학교와 합의 없이 2011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해 문제가 불거졌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 무사안일

협회와 프로연맹의 무사안일 행정이 사태를 부채질했다.

협회 규정 상 선수 등록 시에는 반드시 해당 대학의 이적동의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맹은 중퇴자는 대학 소속이 아니므로 이적동의서가 없어도 된다는 논리로 작년까지 이를 첨부하지 않았다. 협회 역시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과 합의 없이 자퇴하고 드래프트를 신청하는 선수가 많아지면서 대학 측의 항의가 이어졌다. 협회는 뒤늦게 2011년부터 이적동의서 첨부를 의무화했다.

이 과정에서 연맹은 당초 방침을 번복해 혼란을 야기했다. 연맹은 당초 협회 결정에 따라 드래프트 접수 시 이적동의서를 함께 받으려 했다. 그러나 프로 구단이 반발하자 이사회를 열어 드래프트 신청 때는 이적동의서가 필요치 않고 선수등록 때만 필요한 것으로 슬쩍 바꿨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국 등록시점까지도 해결하지 못했고 파행이 빚어졌다.

다행히 선수들이 큰 피해를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2차 위원회에서 선수들의 구제를 전제로 프로와 대학의 합의를 권유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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