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그래픽 게임들의 귀환에 게이머들 ‘업그레이드 해야 해?’

입력 2011-03-24 18: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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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지름신''을 부르는 게임들의 연이은 등장 예고
PC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있어 게임의 사양은 늘 화제의 중심에 자리 잡는 중요한 사안이다. 제품을 구입하기만 하면 모두가 똑같은 사양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과는 달리, 어떤 사양으로 시스템을 구축 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게임 환경과 그래픽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 PC 게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신 게임의 발매에 맞춰 자신의 PC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게이머들에게는 일반적인 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대작 게임들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은 것은 게이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게이머들은 과거에는 윙 커맨더, 스트라이크 커맨더와 같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 업그레이드를 단행했으며, 리니지 2, 아이온 등의 온라인 게임들도 게이머들의 업그레이드 욕구를 자극해 PC 하드웨어 시장의 판매 촉진을 이끌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에도 찾아볼 수 있다. 올해 초에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의 등장과 4월 내로 비공개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인 블레이드 앤 소울 과 같은 온라인게임을 즐기기 위해 많은 게이머들이 인텔의 샌디브릿지, AMD의 투반과 같은 신형 CPU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실제로 신형 CPU와 비디오카드를 구입했다는 게이머들도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들 신작 게임의 등장에도 PC를 업그레이드 하지 않은 게이머들도 많다. 이런 게이머들을 의식해서일까? 최근 게임 시장에는 PC 업그레이드에 큰 관심이 없는 게이머들조차 혹하게 만드는 대단히 뛰어난 그래픽을 지닌 게임들이 공개 또는 출시되며 PC 하드웨어 시장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게임 중 선봉에 선 게임은 최근 EA가 출시한 FPS 게임 크라이시스 2이다. 2007년 11월에 등장해 ‘크라이실사스’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다이렉트X 10을 기반으로 하는 엄청난 그래픽을 선보인 전작 크라이시스의 후속작인 크라이시스 2는 전작 못지 않은 그래픽으로 출시 이전부터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다.

PC로만 등장했던 전작과는 달리 PC, PS3, Xbox360 등 멀티 플랫폼에 맞춰 개발된다는 소식 때문에 다소 그래픽이 하향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막상 출시된 크라이시스 2는 그러한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하고 있다. 비디오게임용으로 출시된 작품들의 그래픽 품질은 PC 버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비디오게임용 FPS 게임들을 압도하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PC버전의 경우는 그래픽의 품질도 품질이지만 뛰어난 최적화로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도시에 홍수가 일어나거나, 건물들이 파괴되는 연출을 통해 전작보다 훨씬 커다란 스케일의 장면을 그려내고 있음에도 전작과 비슷한 정도의 PC 사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사양을 어느 정도 하향시키기 위해 다이렉트X 10이 아닌 다이렉트X 9을 이용해 제작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이렉트X 9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다이렉트X 10을 지원하겠다는 개발사의 방침이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조만간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레이싱 게임 시프트 2: 언리시드도 빼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 스크린샷을 선보이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 ‘최고의 그래픽을 지닌 레이싱 게임은 이제 그란투리스모가 아니라 시프트 2라고 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시프트 2가 선사하는 그래픽은 대단히 뛰어나다.

자동차 외관에 반사되는 빛과 그에 따른 색감의 변화를 실제와 흡사하게 가져가고 있으며, 낮과 밤, 날씨의 변화에 따른 분위기 변화까지 실제처럼 묘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게이머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부분은 시프트의 그림자 표현이다. 지난 해에 등장한 그란투리스모 5가 그림자 표현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것에 반해, 시프트 2: 언리시드는 그러한 아쉬움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성능 CPU와 비디오카드가 필요하며, PS3와 이러한 고성능 PC의 성능 차이를 감안한다면 당연한 결과이긴 하지만 이 게임이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에게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EA가 올해 안으로 출시할 예정인 또 하나의 FPS 게임인 배틀필드 3도 게이머들의 업그레이드 욕심을 자극하고 있다. 본격적인 시가전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 배틀필드 3의 개발사인 다이스는 이번 작품으로 자신들의 포부를 100% 실현할 듯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배틀필드 3의 게임 영상에서는 지금까지 그 어떤 FPS 게임들도 구현하지 못한 뛰어난 광원효과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건물과 건물 사이로 흩어지는 빛과 그에 따른 실시간 그림자 효과는 실사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평을 받고 있다.

PC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은 게임 제작에 있어, 상상력을 실현하게 해 주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왔다. 또한 게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높은 품질의 게임들은 고사양 하드웨어가 판매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즉, 게임과 PC 하드웨어는 서로의 세계에 도움을 주는 상호 공생 관계인 것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작 게임이 출시되는 해에 신종 하드웨어의 보급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대작들의 출시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기에 인텔의 샌디브릿지와 AMD가 출시 할 예정인 불도저 등과 같은 고사양 CPU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준 게임동아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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