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인원·절차 논란…험난한 임기 예고

입력 2011-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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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 17명 위임장…적법성 문제 소지
안건 사전통보 없이 기습선출 뒷말 무성
선종구 회장의 사임으로 내분에 휩싸였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구옥희(55) 씨를 신임회장으로 선출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뒷말이 많다. 구 신임회장은 25일 열린 2011년 KLPGA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통해 신임회장으로 당선됐다.

협회는 이날 정기총회 안건으로 2010년 사업보고 및 결산, 2011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과 감사 선임의 건만 내걸었다. 총회가 끝나자 임시총회를 다시 열고 신임회장 선출 건을 발의했다.

논란이 되는 사안은 투표 인원과 절차다. KLPGA 대의원 수는 총 60명이다. 이날 회의에 25명이 참석했고, 17명은 위임장을 냈다. 총회 안건 승인에는 문제가 없지만 즉석에서 발의된 신임회장 선출은 위임장만으로 투표 유효가 성립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17명의 대의원이 위임장을 냈지만 당시엔 회장선출에 대한 안건이 없었다.

게다가 전날 긴급 이사회에서는 10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신임회장을 뽑지 않고 한명현 수석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의결한 지 하루 만에 새 회장을 선출했다. 이에 대해 김소영 이사는 “24일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출범시킨 긴급이사회의 의결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효력이 없다. 한명현, 구옥희, 강춘자 부회장의 사표를 받은 뒤 새 회장을 선출한 것”이라고 했다. 협회 이사는 총 20명이다. 과반수인 11명을 채우지 못해 긴급 이사회는 무효로 처리됐다.

25일의 결정은 절차상 문제의 소지도 있다.

협회 정관상 총회를 소집할 때는 7일 전에 상정 안건을 대의원들에게 통보해야 하고 그 안건에 대해서만 논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협회 일부 이사들은 긴급한 경우에 적용하는 예외 조항을 들어 회장 선출을 강행했다. 김 이사는 “새 회장 선출 문제를 이미 대의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관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날 투표에 참가했던 A 씨는 “총회 전까지 신임 회장을 뽑을 것이라는 얘기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 대부분 어제 긴급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천천히 해도 될 수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서둘러 회장을 뽑았다는 게 유감이다”고 했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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