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승부에 이기고 매너에 졌다

입력 2011-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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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흥국생명에 3-2 역전승…먼저 2승
황현주감독 과도한 어필 관중 야유
챔프전 명승부의 옥에 티였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의 과도한 어필이 열띤 코트에 찬물을 끼얹었다.

흥국생명-현대건설의 NH농협 2010∼201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3차전이 벌어진 3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

4세트를 현대건설이 9-7로 앞선 상황에서 황 감독이 본부석에 뭔가를 강력하게 항의해 경기가 중단됐다. 판정시비가 아니었다. 현대건설 사무국장이 경기감독관 뒤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경호원이 관중석 위로 올라가라고 하자 황 감독이 발끈했다.

황 감독은 “갑자기 우리 팀 사무국장을 왜 관중석으로 쫓아 내나. (흥국생명이 이긴) 1,2세트 때는 아무 말 없다가 3,4세트에서 위기를 맞더니 갑자기 그러는 이유가 뭐냐. 넓은 체육관에서 하필 내 바로 뒤에서 하는 행동을 보니 신경 건드리려고 일부러 저러는 것 아니냐. 비신사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국생명 측은 “남자부에서 사무국장이 감독관 뒤에 서 있지 말자고 했고 여자부도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히 (현대건설 신경을 긁으려고) 일부러 한 게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사무국장이 감독관 뒤에 있는 건 큰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 측 의견이 엇갈리고 서로 처한 입장도 다르다. 분명한 건 경기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소동으로 경기가 중단됐다는 사실이다.

경기가 계속 지연되자 황 감독은 경고를 받았고 관중석에서도 야유가 쏟아졌다. 달아오르던 코트 분위기가 한동안 가라앉았다. 항의한 이유를 떠나 관중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한편, 현대건설은 먼저 두 세트를 잃고도 3,4,5세트를 내리 따냈다. 세트스코어 3-2(21-25 12-25 25-18 26-24 15-11)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챔프전 전적 2승1패로 앞서 갔다. 4차전은 4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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