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투어(KGT) 운영 미숙, 개막전 열기 ‘찬물’

입력 2011-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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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플레이 스코어 오기 선수 2명 다른 판정
조직위, 아마용 드롭존 제거 안해 혼란 자처
한국프로골프투어(KGT) 개막전으로 열린 티웨이항공오픈에서 동일한 실수를 저지른 두 선수가 다른 규정을 적용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방두환(24·티웨이항공)은 2일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11번홀(파5)에서 티샷이 해저드 구역에 떨어져 1벌타를 받고 드롭존(드롭을 할 수 있도록 정해놓은 지점)에서 다시 플레이했다. 같은 날 정지호(27·토마토저축은행)는 15번홀(파5)에서 티샷이 오른쪽 해저드 구역에 떨어져 1벌타를 받고 드롭존에서 세 번째 샷을 했다.

같은 상황이지만 경기 뒤 방두환은 오소(誤所) 플레이에 의한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했고, 정지호는 4라운드 중 오소플레이에 의한 2벌타만 받고 최종라운드에 나서 공동 15위로 경기를 끝냈다.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선수가 규칙을 제대로 알고 플레이했는지 여부가 판정의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경기위원회는 방두환은 규칙 위반 사실을 모르고 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반면, 정지호는 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냈지만 규칙 위반 여부를 경기 위원에게 문의한 점이 고려됐다.

송병주 KGT 운영국장은 “정지호는 앞서 2라운드 때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기 전 경기위원에게 드롭존 규정에 대해 물었지만 경기위원이 답을 주지 않아 오소플레이에 대한 벌타를 적용하지 않는 채 그대로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다. 따라서 ‘경기위원의 오판으로 선수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 규정을 들어 정지호를 실격 처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영의 미숙함이 아쉽다.

11번홀과 15번홀(이상 파5)에 설치된 드롭존은 이번 대회와는 무관한 것으로, 골프장 측이 아마추어 골퍼들의 플레이를 위해 임시로 마련해 둔 것이다. 따라서 대회조직위원회가 경기 전 임의의 드롭존을 없앴더라면 이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송 국장은 “대회 진행의 미숙함이 있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고 인정했다.

한편 같은 상황에 대해 우승섭 대한골프협회 전 경기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플레이어는 정확하게 룰을 알고 있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선수가 경기위원에게 문의했을 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면 그건 묻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 뒤의 상황에 대해선 선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따라서 방두환이나 정지호 모두 동일하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화려한 개막전으로 분위기를 띄우려던 KGT 투어가 애매한 룰 판정과 미숙한 경기 진행으로 시작부터 엇박자가 났다.

제주|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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