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더 뛴 동부, 챔프전 앞으로!

입력 2011-04-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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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챔피언으로!’
동부가 정규리그 우승팀 KT를 꺾고, 2007∼2008시즌 이후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홈팬들의 성원에 답하는 동부 선수들의 모습. 한 때 ‘치악산 호랑이’로 불리던 KT 전창진 감독은 친정팀에 무너지며 2년 연속 4강 PO에서 분루를 삼켰다.

강동희 감독, 전술보다 정신집중 주문
박지현 22점·7R…81-68로 KT 꺾어
원주 동부가 부산 KT를 3승1패로 누르고 챔피언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 2차전에 이어 3차전의 1점차 혈투. 양팀 선수들 모두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3전 전승이라고는 하지만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동부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핵심선수인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부상을 당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10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정신력’을 강조했다. 물론 조성민, 찰스 로드, 박상오 등 KT의 득점원 봉쇄와 신장우세를 앞세운 인사이드 공격 등 전술적인 부분도 주문했지만 1패 후 2연승으로 선수들의 정신력이 느슨해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강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아픔을 참고 뛰고 있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가면 어려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술보다는 상대보다 한 발 더 움직이는 경기를 펼치라고 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의 주문처럼 동부 선수들은 경기 내내 강한 정신력을 보였다. 초반부터 KT를 매섭게 몰아치더니 81-68로 대승을 거두며 챔피언전에 먼저 안착했다.

KT는 결국 동부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동부 로드 벤슨(뒤쪽)과 김주성(오른쪽)의 수비 속에서 고전하는 KT 박상오(가운데)의 모습이 3승1패의 승부를 말해준다.


박지현이 승리의 선봉장에서 섰다. 그는 1쿼터에만 홀로 14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그 중 3점슛만 무려 3개(9점·성공률 75%)였다. 2쿼터에서는 김주성∼벤슨∼윤호영으로 이뤄진 트리플타워가 16점을 합작하며 인사이드를 장악했다. 전반이 끝나자 점수차는 17점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동부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3쿼터에서 진경석 황진원 박지현을 앞세워 외곽 일변도로 공격을 퍼부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22점으로 벌어진 상태에서 맞은 4쿼터. 이변은 없었다. KT는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 부으며 12점까지 따라붙었지만 뒤집기에는 너무 큰 점수차였다. 박지현은 22득점·7리바운드로 수훈선수에 뽑혔다.

KT는 플레이오프 내내 산만한 모습이었다. 정규리그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특유의 조직력은 이미 실종된 상태였다. 이날도 동부의 외곽이나 골밑, 어느 곳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공격면에서도 동부의 질식수비에 막혀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했다. 무엇보다 흐름을 반전시키려는 순간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했다. KT의 턴오버는 전반전에서만 11개(총14개)였다. 결국 변변한 추격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승리를 넘겼다.

원주|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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