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류현진, 구위 작년과 차이없다” vs 조인성 “류현진, 볼끝이 무뎌졌다”

입력 2011-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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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정말 괜찮은 것일까? 분명 구위는 올라오고 있고, 그 실력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개막후 3전 전패에 피홈런-볼넷을 남발하는 징후는 불안요소가 아닐 수 없다. 문학 |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3연패 류현진을 보는 현장의 소리

최정·이대호 “구위 걱정할 정도 아니야”
김시진 감독·김현욱 “큰 문제 아닌데…”
조인성 “볼끝이 작년보다 떨어졌다”
김성근 감독·장태수 “옛날 같지 않다”
2006년 데뷔 이후 첫 3연속경기 5실점 이상. 여기에 시즌 개막 이후 3연속 패전 멍에를 쓴 것 역시 처음이다. 여느 투수들에게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겠지만, 다름 아닌 ‘괴물’ 류현진(한화)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스포츠동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투수가 보여주고 있는 불안한 행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구위에 문제 없다’ VS ‘작년보다 떨어졌다’

14일 류현진에게 3점홈런을 때렸던 SK 최정은 “노리고 있던 공이 잘 들어왔을 뿐”이라며 “구위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지난 2일 사직 개막전에서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았던 롯데 이대호 역시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20승 투수였던 삼성 김현욱 트레이닝코치는 “류현진의 볼이 나쁘지 않았다. 다른 투수라면 ‘그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며 넘어갈 수도 있는 투구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진 류현진이 최고 투수다. 기다려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실제 투구를 보지는 못했지만 수비 실수 등이 겹쳐서 나온 결과일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반면 SK 김성근 감독은 “어제 보니 볼이 많았다. 특히 변화구가 볼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삼성 장태수 수석코치는 약간의 우려도 표시했다. 장 코치는 “타자들이 좋아져 2∼3km만 느려져도 쳐낸다. 어제 4회에 실점할 때 운이 안 따르긴 했지만 작년 같으면 주자를 놓고도 실점하지 않는 피칭을 했다. 옛날처럼 압도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LG 조인성은 “볼끝이 작년보다는 조금 떨어졌다고 생각된다. 예전엔 파울이 될 타구도 안타 또는 홈런으로 연결되는 게 그 이유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부담감 극복이 최우선 과제’에는 한 목소리

한화 타선이 빈약해 류현진은 동료들의 많은 득점 지원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허술한 수비 탓에 의도하지 않은 위기에 닥치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3연패 과정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더군다나 팀 성적이 매년 바닥을 치면서‘내가 나가는 게임엔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무거운 의무감도 느낄 수밖에 없다. 팀 동료 야수들의 도움을 받을 형편이 안되는 류현진에게 앞으로 ‘부담감 극복’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란 의견은 양측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LG 박종훈 감독은 “나까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다 한 두번 고비에서 매끄럽지 않은 수비가 나오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공을 던지게 된다. 그러면서 패가 반복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면서 “류현진 본인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문제일수도 있지만, 이를 지혜롭게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순한 류현진의 문제가 아니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단순한 류현진의 문제가 아니라 한화 구단의 문제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도권 구단의 한 사장은 “요즘 한화를 보면 전체적인 틀에서 구단 운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게 보일 때가 많다. 이런 분위기라면 3할 승률 넘기도 힘겨워 보이는데, 이게 류현진 책임인가”라고 꼬집었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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