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트레이드가 박현준 살렸지…SK에 있었어봐 어휴”

입력 2011-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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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지는 LG 사이드암 박현준. 올시즌 LG의 간판 선발 투수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사이판 캠프에서 있는 힘껏 공을 뿌리던 박현준의 눈빛에서 올 시즌을 향한 강한 목표 의식이 읽힌다. 사직ㅣ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LG 박현준의 성공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이드암 박현준의 장점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이다. 25일까지 4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던지며 이닝이터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9년만의 4강진출을 노리는 2011년 LG는 용병 리즈와 주키치도 잘하고 있지만 박현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생애 첫 10승이 목표인 박현준은 매경기 7이닝을 던지겠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다. 박현준을 주목하자. 지금 그가 보여주는 피칭이 그의 전부는 아니다.

○박현준이 말하는 박현준 “멘토 조인성 있기에…폭포수 포크볼 장착 10승 쏜다”


▲힘빼고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40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타자나 투수에게 힘을 빼는 기술은 무척 중요하다. 불필요한 힘의 낭비를 없애고 힘을 써야할 곳에 써야만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최계훈 코치가 제안한 12m 거리의 투구가 효과를 봤다. 18.44m의 정규거리보다 훨씬 가깝기 때문에 릴리스포인트를 생각하며 가볍게 던졌다.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 “마음먹은 곳에 정확하게 던지려면 아직 멀었죠. 그냥 근처에 던지는 정도예요.”몸쪽 직구와 포크볼의 컨트롤을 좀 더 다듬어야 한다.


▲시속 152km와 최강 포크볼

올해 박현준은 두 차례나 152km짜리 공을 던졌다. 사이드암이지만 팔의 높이는 임창용과 닮았다. 박현준의 최대무기는 빠른 공과 포크볼이다. 움직임이 좋아 좌우타자 상관없이 승부할 수 있다. 그의 포크볼은 빠르면서 떨어지는 폭이 크다. 과거에 누구도 박현준같은 포크볼을 던진 적이 없다. “지금 포크볼은 70점이에요. 좀 더 잘 던질 수 있습니다.” 타자를 압도하는 직구와 포크볼. 박현준에게는 성공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있다.


▲박경완과 조인성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박경완은 그의 우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SK에서는 박경완과 좋은 추억을 만들지 못했다. “컨트롤이 안됐어요. 마운드를 내려가는 저에게 박경완 선배는 항상 미안하다고….” 분명 최고가 될 수 있으니까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격려해준 박경완은 변함없는 그의 우상이다. “네가 던지고 싶은대로 던져라!”

박현준은 현재 팀동료 조인성이 너무 편하다고 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 주자가 없을 때는 왼쪽 무릎을 땅에 꿇고 박현준의 공을 잡는다. 어떤 자세가 공을 던지기 편하냐고 물어서 말했더니 경기에서 바로 그 자세를 잡아줬다. “감사하죠. 더 노력해서 열심히 던지는 게 선배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퀵모션도 직구만큼 빠르다

박현준은 야구를 하고 아파본 적이 없다. 한마디로 좋은 몸을 갖고 있다. 유연성도 좋고 스트레칭을 할 때는 투수 가운데 가장 부드럽다.

릴리스타임이 빠른 것도 큰 장점이다. 평균 1.15초다. 빠를 때는 1.08초로도 던진다.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상대팀은 도루를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 박현준은 2005년 신승현(SK 12승)이후 6년만에 사이드암 10승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1일 저녁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0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경기에서 LG 박종훈 감독이 덕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목동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박종훈 감독이 말하는 박현준 “얼마나 더 좋은 투수가 될지 감독인 나도 기대돼”


▲던지는 투수에서 운영하는 투수로

트레이드 할 때부터 기대가 컸다. 처음에는 단순히 힘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경기를 운영하기보다는 그저 공을 세게 던지려고만 했다. 컨트롤이 좋아지고 완급조절을 조금씩 하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박현준이 얼마나 더 좋은 투수가 될지는 감독도 모르고 선수 본인도 잘 모를 것이다. 무궁무진한 장래성을 갖고 있다는 게 박현준의 매력이다.


▲좋은 생각을 가진 선수가 많아야 강팀


마무리캠프부터 박현준은 훈련량을 100% 소화했다. 뭔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런 좋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구수가 많아서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저는 많이 던지는 걸 좋아합니다”라고 하더라. 좋은 생각을 가진 선수가 많은 팀이 강팀이다. 바로 박현준 같은 선수다.


▲선발,마무리 다 생각하고 있다

시즌 초반 너무 잘해주고 있다. 위기가 올 수도 있겠지만 이겨나갈 것이다. 지금은 선발로 잘해주고 있지만 더 강해지고 믿음이 커진다면 마무리 기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박현준에게는 타자를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포크볼이 있다.
○윤상균(작년 트레이드 때 함께 LG행)이 말하는 박현준 “맘잡고 던지면 155km 나올 걸”



▲LG는 기회의 땅

트레이드가 현준이를 살렸다. SK에 있었다면 현준이는 아직도 2군에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SK 1군의 벽은 높다. 프로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현준이는 굉장한 공을 던졌다. 하지만 SK에서는 그 공을 보여주지 못했다. LG는 현준이에게 기회의 땅이다.


▲예민한 성격! 항상 초반이 문제다

초반을 잘 넘겨야 한다. 최근 두 경기는 모두 1회에 실점을 했다.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편인데 올해는 위기때 많이 침착해졌다. SK에 있을 때보다 컨트롤은 정말 좋아졌다. 처음 입단 했을 때부터 공은 위력적이었다. 지금 직구보다 더 빨랐고 지금 포크볼보다 더 빠르게 떨어졌다. 현준이가 맘먹고 던지면 155km는 나올 것이고, 포크볼도 지금보다 5cm는 더 떨어질 것이다.


▲매일 견제구 연습만 200개

입단했을 때는 지금처럼 오버핸드로 1루견제를 못했다. 다리를 빼고 사이드암으로 견제 했다. 주자를 묶어 놓을 수가 없었다. 매일밤 200개씩 오버핸드로 견제구 연습을 했다. 지금은 현준이가 마운드에 있을 때 1루주자가 뛸 수 없다. 포수나 야수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투수가 됐다. 올해 10승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현준은?

○생년월일=1986년 9월22일
○출신교=금평초∼전주동중∼전주고∼경희대
○키·몸무게=185cm, 90kg(우투우타)
○경력=2009년 SK 입단-2010년7월28일 LG로 트레이드
○2011년 연봉=4300만원
○2010년까지 통산성적=2승4패 방어율 6.39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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