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봉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두 주연배우 인터뷰

입력 2011-05-2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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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도 어릴땐 좌충우돌했죠”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인간의 모험을 그린 SF 액션 ‘엑스맨’이 처음 나왔을 때가 2000년이다. 그동안 모두 네 편의 엑스맨이 나왔다. 더 무슨 얘기가 남았나 싶은데 6월 2일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개봉한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엑스맨의 세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울버린(휴 잭맨)은 없다. 그 대신 스승이자 멘터였던 교수 X와 매그니토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이들에게 아직 별명이 없던 시절, 각각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로 불렸던 둘의 젊은 시절을 그렸다. 패트릭 스튜어트와 이언 매켈런이라는 대선배들이 맡아 완결된 모습을 보여줬던 인물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22일 오후 영국 런던에서 만난 제임스 매커보이(찰스 자비에)와 마이클 파스벤더(에릭 랜셔)는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기존 모습과는 반대로 연기했어요. 처음 시나리오에선 젊어지기만 했을 뿐 패트릭 스튜어트가 연기했던 대로 사려 깊고 도덕적인 찰스였죠. 좀 더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어떨 땐 바보 같기도 한 모습으로 연기하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했어요.”(매커보이)

영화는 엑스맨 1편의 첫 장면, 어린 시절 에릭이 아우슈비츠에서 부모와 헤어지며 처음으로 초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으로 돌아갔다. 금속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아는 능력이 나치의 눈에 띄면서 에릭은 학대나 다름없는 훈련을 받는다. 찰스의 어린 시절은 반대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 다니는 전도유망한 유전학자로 등장한다.

“두 사람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리는 게 중요했어요. 왜 찰스와 에릭이 함께할 수 없는지 어린 시절부터 보여줘야 했죠.”(파스벤더)

주인공들이 젊어진 만큼 영화는 밝아졌다. 엑스맨들이 입는 검은 슈트는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바뀌었고, 클럽이나 술집도 자주 등장한다. 어린 슈퍼히어로들은 떠들썩하게 자기 능력을 자랑하거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매커보이는 “매슈 본 감독은 우리가 마음대로 뭐든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다른 시리즈보다 유머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엑스맨’에는 인간과는 유전자부터 다른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제임스 매커보이(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마이클 파스벤더(왼쪽에서 두 번째)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관객들도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하지만 영화의 배경은 가볍지 않다. 1962년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고조되던 시기에 촉발된 쿠바 미사일 사건이 중심이다. 미소 간에 핵전쟁을 일으켜 세상 모든 인간을 돌연변이로 만들려는 세바스찬 쇼(케빈 베이컨)와 이를 막으려는 찰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을 훈련시켰던 쇼에게 복수하려는 에릭의 이야기가 얽혀든다.

“쇼와 에릭은 아버지와 아들 같은 관계죠. 에릭은 쇼를 증오하고 복수에 성공하지만 결국 쇼가 보여줬던 길을 선택해요.”(파스벤더) “여러 명의 히어로가 등장해 그들 사이의 관계를 그린다는 점에서 엑스맨은 독특한 슈퍼히어로물이죠.”(매커보이)

소련과 미국의 함정이 대치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히어로들이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날며 잠수함과 미사일을 자유자재로 조종한다.

“엑스맨들은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고뇌하고, 사회가 원하는 모습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죠. 누구든 10대 때 남들과 어울리려고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뭔가 바보 같은 짓을 해본 경험이 있지 않나요? 장르영화지만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죠. ‘너 자신이 되라. 다른 누군가가 되려 하지 마라.’”(매커보이)

런던=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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