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전국투어 나서는 ‘이승환 the Regrets’의 이승환

입력 2011-05-2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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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본 관객이 또 와 늘 긴장… 내 노래에 졸작 없는거 아시죠?”

동아일보DB

그는 늘 무대가 좁다는 듯 뛰어다니며 열기를 뿜는다. 관객에게 공연이란 가만히 앉아 음악만 듣는 게 아니라 함께 엉덩이를 들썩이며 즐거움을 느끼는 장이란 걸 알려주고 싶어 했다. 공연마다 ‘무적(No Enemy)’ ‘세기말 난리 부르스’ ‘차카게 살자’ ‘맞장’ ‘돌발콘서트’ 같은 튀는 이름을 붙였다. 가수 이승환(46). 사람들이 그를 ‘콘서트의 황제’라 부르는 이유다.

그랬던 이승환이 얌전해졌다. 1000석 이상의 대형 무대만 고집했던 그가 최근 7인조 프로젝트 밴드 ‘이승환 the Regrets’를 결성하고 소극장 공연에 나선다. 다음 달 12일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과 서울, 강원 원주, 경기 안산과 대전 등 10개 도시에서 ‘이승환 the Regrets 소극장 콘서트-팔팔한 미스타리의 은밀한 외출’을 개최한다.

“이번엔 900석인 부산을 제외하고 모두 600석 이하 규모예요.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내보고 싶었어요. 후반부엔 무대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겠지만요.”

데뷔한 지 22년, 단독 공연만 1000회를 넘긴 관록의 가수인데 기자를 만나자 “인터뷰한다고 해서 되게 떨렸다. 새벽 4시에 누웠는데 두 시간 만에 눈이 떠졌다”고 했다. 아직도 TV 프로그램 녹화를 한 뒤엔 “차마 본방(본방송)을 볼 수 없어 녹화했다 나중에 본다”고. 그래서 TV 출연도 꺼린다.

“공연 전이 가장 불행해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콘서트의 기획부터 진행까지 세세하게 관여하는 그는 “공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보니 공연 직전엔 고민이 절정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 번 본 관객이 또 보는, 다시 말해 ‘재구매율’이 유독 높은 콘서트인지라 매번 새로운 이벤트를 구상할 수밖에 없다. “매번 같은 공연이면 관객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겠어요?”

이번 공연은 이승환이 아닌 밴드 ‘이승환 the Regrets’를 전면에 내세웠다. 밴드 한 명 한 명이 두드러져 보이게 프로그램을 짰다. 그는 새로 꾸린 밴드가 “고즈넉한 음악을 해도 신선한 기가 느껴지는 연주를 한다”고 소개했다.

소극장 공연인 만큼 음악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도 새로운 변화다. “여러 곡을 준비해뒀다 관객 분위기를 봐 가면서 즉석에서 선곡해 연주할 거예요. 음악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울 때 관객들도 행복하다고 여기니까요.”

어쿠스틱 공연을 위해 여러 곡을 편곡했는데 그가 특히 반전을 노리며 야심 차게 준비한 노래는 ‘심장병’과 ‘완벽한 추억’. 공교롭게도 발표 당시엔 ‘졸작’이라는 평을 받았던 곡들이다. “어쿠스틱하게 편곡하면 좋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내 앨범에 졸작은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웃음)” 공연 문의 02-747-1252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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