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우람이 중간계투로서 프로야구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5일 문학 롯데전 7회초 무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무실점으로 통산 최다홀드 타이(LG 류택현 103개)를 기록했다. 문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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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우람이 중간계투로서 프로야구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5일 문학 롯데전 7회초 무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무실점으로 통산 최다홀드 타이(LG 류택현 103개)를 기록했다. 문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은퇴한 류택현과 통산 최다 홀드 타이
0점대 방어율 절정 구위…선두 초읽기
15일 문학 롯데전. 2-1 리드를 잡자 SK는 선발 글로버를 7회 내리고 좌완 전병두를 투입했다. 전병두는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조짐이 안 좋다고 판단했는지 SK 김성근 감독은 지체 없이 교체 신호를 보냈다. 선택은 당연히 정우람(26)이었다.

정우람은 보내기 번트로 원아웃을 잡은 뒤 남은 카운트 2개는 전부 삼진으로 잡았다. 8회초 선두타자 손아섭까지 삼진을 잡았다. 그리고 마무리 정대현에게 공을 넘겼다. SK는 4-1로 승리했고, 정우람은 시즌 11번째 홀드를 성공시켰다. 두산 고창성과 시즌 공동 1위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 홀드는 역사적 기록이기도 했다. 역대 홀드 공동 1위로 떠오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통산 103번째 홀드로 전 LG 류택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우람은 5월18일 문학 롯데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최소경기·최연소 100홀드 달성 이후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정우람의 나이가 20대이고, 구위가 절정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손끝에서 중간계투의 모든 기록이 갈아 치워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시즌 정우람의 구위는 MVP급이다. 방어율도 0.96으로 장외 1위다. 34경기에 등판해 56.1이닝을 던져서 얻은 기록이기에 더 경이롭다.

투구수로 봐도 정우람은 타 팀 주력 불펜요원들에 비해 100구 이상 많이 던졌다. 그럼에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철저한 등판간격 조절이다. SK는 정우람의 3연속경기 투입을 철저히 자제한다. 경기에 패하는 한이 있어도 미리 안 쓰기로 언질을 주면 끝까지 관철시킨다. 9-10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던 9일 넥센전이나, 5점차 역전극을 해냈던 14일 롯데전도 그런 날이었다.

또 하나, 정우람의 폼은 워낙 유연하고 자연스러워 체력 부담을 최소화한다. 게다가 체인지업의 마법이 투구수를 절약해준다.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으로 좌·우타자를 현혹시켜 헛스윙이나 맞혀잡는 피칭을 유도한다.

정우람은 “기록으로 인정받아 뿌듯하고 기쁘다. 홀드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신경 쓰겠다. 기록을 세우도록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