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베이스 블로그] 김광현vs송은범 … 극과 극의 ‘김성근 키즈’

입력 2011-06-3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김광현-송은범. 스포츠동아DB

#부동산 강남불패도 휘청하는 세상, 영원한 것은 없나 봅니다. 대단하다고 여기기에 앞서 그냥 당연한 줄 알았던 SK의 1위도 끝은 있더군요.

2010년 4월 18일 이후 436일 만의 2위라나요. 6월 28일 삼성에 1위를 내준 SK의 장기집권은 극적이게도 김광현의 광주 불패, 송은범의 한화 불패가 깨지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SK는 23일 KIA전에서 2-8로 대패했는데 김광현의 데뷔 첫 광주구장 패전이었죠. 2007년 5월 13일(김광현의 프로 첫 승)부터 이어온 광주 6연승은 최다 투구(147구), 최다 피안타(14개), 최다 피홈런(3개)이 쏟아지며 끝이 났죠. 이어 28일 문학 한화전에서는 2008년 8월 29일부터 계속된 송은범의 한화전 6연승마저 마감됐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겠지만 SK 김성근 감독에게 김광현, 송은범은 각별한 ‘아들들’입니다.

김광현은 김 감독이 SK에 부임한 2007년 데뷔했으니 낳아서 기른 자식에 해당됩니다. 송은범은 야구에 집중을 못하고 방황하던 중 김 감독을 만나서 마음을 잡아 각성했죠. 2007년 우승 후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김광현을 두고 “그냥 투수가 아니라 한국야구를 책임질 투수가 될 것”, 송은범을 두고 ‘이제 투수가 됐다’가 아니라 “이제 사람이 됐다”고 표현한 기억이 납니다. 실제 2008년부터 성적은 일취월장했죠.

#둘의 천성은 화성인,·금성인처럼 다릅니다. 김광현은 갈수록 감독을 어려워합니다. ‘유의태가 허준에게 그랬듯’ 유독 모질게 단련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죠. 호텔 방에 김광현을 세워놓고 몇 시간씩 야단친 적도 있고, “류현진 던지는 것 보고 배우라”는 자극까지 가했죠. 반면 송은범은 김 감독을 살갑게 대합니다. 감독이 꿀밤을 주려 하면 웃으며 도망가지요.

감독을 잘 아는 야구인들이 더 놀라더군요. 간혹 김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라올 때면 김광현은 부동자세로 얼굴에 잔뜩 군기가 들어가는데 송은범은 별 변화가 없죠. 김광현은 두 번째로 2군에 가 있고, 송은범은 팔꿈치가 정상이 아니라 등판마다 불안합니다. 어쨌든 둘 없이 SK의 V4는 난망합니다. 안 좋을 때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아버지의 비원에 아들들이 응답할 때 같네요.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