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앙수비 전멸…대구 주전 6명 아웃
“휠체어 탄 사람과 목발 짚은 사람이 싸우는 거나 마찬가지죠 뭐.”부산 아이파크 관계자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구FC와 부산은 9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K리그 17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최근 K리그에 불어 닥친 승부조작 파문으로 두 팀 다 정상전력을 가동하는 게 불가능하다.
부산은 특정 포지션에 큰 구멍이 생긴 반면 대구는 전 포지션에 걸쳐 공백이 생겼다는 게 차이점일 뿐이다.
부산은 중앙 수비 포지션이 전멸됐다. 승부조작으로 기소된 4명의 포지션이 모두 중앙 수비다. 호주 출신의 이안만 외롭게 골문 앞을 지키고 있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용병 공격수 2명을 데려올 예정이었던 부산은 부랴부랴 계획을 바꿔 공격수 1명, 중앙 수비수 1명을 영입했다. 그러나 아직 프로축구연맹에 등록이 안 돼 이번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더구나 부산은 컵 대회에서 선전하는 바람에 최근 2주 간 5경기를 치르는 죽음의 레이스를 소화 중이다. 부산 안익수 감독은 “열심히 뛰어주는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대구는 수비수 2명, 미드필더 3명, 공격수 1명이 빠졌다.
가뜩이나 선수 층이 얇은 데 6명이 빠져 대구 이영진 감독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다수가 팀의 핵심 전력으로 뛰었던 선수들이라 전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들에게는 올 여름의 무더위가 더 잔인하게 느껴질 것 같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