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농구 클리닉 “내가 하는 것을 그대로 시킨 것”

입력 2011-07-14 18: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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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코비 브라이언트 코리안 투어 2011\' 행사에 참석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클리닉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특별한 비밀(secret)은 없다. 오직 연습, 연습을 더할 뿐이다(more, more practice)."

미국 프로농구(NBA)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코비 브라이언트(33·LA레이커스)가 한국을 찾았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가지각색의 플래카드와 함성으로 코비를 환영했다.

코비는 14일 오후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나이키가 마련한 '코비 브라이언트 코리아 투어 2011'에 참석, 치열한 예선을 뚫은 한국 학생들을 지도했다. 코비의 방한은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고교 팀과 대학팀은 코비의 평소 연습과정을 따라하는 클리닉에, 중등부 우승팀은 코비와의 1대1 경기에 참여했다.

코비는 코트 정면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이 양쪽으로 열리며 등장했다. 코비는 “많은 것을 전해달라”라는 진행자의 말에 “물론!(Sure, absolutely)"라고 답했다. 진행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코비는 등장한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고교-대학 선수들을 상대로 한 클리닉을 시작했다.

먼저 코비는 환하게 웃으며 ‘NBA에서 경기 전에 가볍게 하는 운동’을 제안했다. 코비는 스톱워치를 들고 ‘ 2분 동안 코트를 왕복하며 팀 전체가 총 82개의 레이업을 성공시켜라’라고 주문했다. 클리닉 참가자들의 움직임이 느려지자 “더 빨리, 더 빨리!(Faster, faster!)"를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총 성공횟수가 24회에 그치자 ”82번 해야되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어 양 팀에게 ‘1분 동안 코트 양쪽으로 오가며 3점슛을 쏘라’라고 지시했다. 코비는 이때 “자신이 던진 공은 스스로 리바운드해서 패스하라, 도와주지 말라(No help)"며 공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양 팀의 성공횟수가 4-5회에 그치자 ”끔찍하다(Terrible!)"라며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코비는 패배한 팀에게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며 ‘사이드라인을 17회씩 왕복’할 것을 지시했다. 10회를 넘기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느려지자 큰 소리로 직접 횟수를 세어 격려하는 한편, 선수들이 코트 끝에서 끝까지 정확히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며 풀코트 1대1을 시킨 뒤, 패한 팀에게는 여지없이 같은 벌칙을 내렸다.

하지만 코비는 쉴새없이 “굿 디펜스! 렛츠 고! 치어 업!”을 외치는가 하면, 선수들을 일일이 껴안아주는 등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코비는 중등부 선수들과는 직접 1대1 대결을 펼쳤다. 선수들은 “아이 엠 위너!”, “유 루저!”라고 외치면서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도발해 코비를 웃게 했다. 하지만 첫 번째로 등장한 중학 선수는 놀랍게도 코비의 블로킹을 제치고 자유투라인 근처에서 점프슛을 성공시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코비는 순서가 돌아간 뒤 ‘코비를 이긴 남자’와 다시 맞붙게 되자, 가차없이 슛을 블락해낸 뒤 이 선수를 제치고 덩크를 꽂아넣었다.

14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코비 브라이언트 코리안 투어 2011' 행사에 참석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멋진 덩크슛을 선보이고 있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이날 코비는 긴 비행기여행 때문인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보였다. 3점슛 8개 중 1개만 성공했고, 3번의 덩크시도 중 1번은 실패하기도 했다.

코비는 두 명의 MVP를 뽑아 친필 사인이 담긴 자신의 새로운 시그니쳐 신발 ‘코비IV'를 선물하며 클리닉을 마쳤다.

코비는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해 “내가 하는 것을 시킨다. 내가 가진 한 부분(part of me)을 전해주고 싶다”라며 “내가 하는 것을 그대로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코비는 '동양 선수가 NBA에 가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열심히 하다보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NBA에 있게 되는 것"이라며 "내게 다른 비밀은 없다"라고 답했다.

코비는 1996~1997시즌 이후 줄곧 레이커스에서만 뛰며 5차례나 NBA챔피언에 오른 현역 최고의 선수다. 코비는 15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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