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조인성 사인대로 던졌더니 먹혔다”

입력 2011-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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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주키치의 퍼펙트 도전에는 야수들의 도움도 한 몫 했다. 6회초 2사 후 이대수의 안타성 타구를 3루수 정성훈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자 주키치는 마운드에서 힘차게 포효한 뒤 정성훈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한화 이양기가 8회초 2사 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결국 퍼펙트게임은 무산됐다. 아쉬워하던 주키치는 이내 마운드로 올라온 포수 조인성에게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사진 왼쪽부터)    잠실 | 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LG 주키치의 퍼펙트 도전에는 야수들의 도움도 한 몫 했다. 6회초 2사 후 이대수의 안타성 타구를 3루수 정성훈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자 주키치는 마운드에서 힘차게 포효한 뒤 정성훈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한화 이양기가 8회초 2사 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결국 퍼펙트게임은 무산됐다. 아쉬워하던 주키치는 이내 마운드로 올라온 포수 조인성에게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사진 왼쪽부터) 잠실 | 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아깝게 퍼펙트 놓친 LG 주키치

8회 2아웃서 한화 이양기에게 안타 허용
아웃카운트 4개 남기고 끝내 퍼펙트 무산
4강싸움 LG·출산 아내에게 승리 큰선물
통한의 92구째였다. ‘푸른눈의 마술사’ LG 벤자민 주키치(29)가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 도전에 나섰지만 아웃카운트 단 4개를 남기고 한화 이양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고지등극에 실패했다.

주키치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1안타 1볼넷만 허용한 채 무실점 역투로 시즌 7승째(4패)를 챙겼다.

8회초 2사까지 투구수 90개. 한화 23명의 타자 중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타석에는 6번타자 이양기.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2구째는 직구처럼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을 훑고 지나가는 주무기 커터.

이양기의 타구는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르게 갈라 좌익수 앞으로 날아갔다. LG는 모두 고개를 젖혀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을 내뱉었고, 한화는 박수를 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LG 최계훈 투수코치와 포수 조인성이 마운드에 올라 주키치와 함께 허탈한 듯 웃고 말았다.

이날 최고구속은 143km로 평소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타점 높은 직구에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컷패스트볼(커터)을 비롯한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칼날 같은 제구력에 한화 타자들은 쩔쩔 맸다. 투구수 102개 중 직구 29개, 커터 28개, 커브 22개, 체인지업 21개를 골고루 섞었다. 투심패스트볼은 2개였다.

주키치는 이양기에게 무관심 도루를 허용한 뒤 이여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소 흔들리는 듯했지만 나성용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8회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9회에는 임찬규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주키치는 5월 15일 목동 넥센전에서 1안타 완봉승을 거둘 때도 노히트노런 행진을 하다 8회 1사 후, 아웃카운트 5개를 남기고 송지만에게 안타를 맞아 대기록을 날린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첫 아들을 얻었다. 아내인 캐서린 주키치가 미네소타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2세를 낳을 때, 그는 아내 곁을 지키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주키치는 위기에 처한 LG를 위해 한국에 남기로 하고, 아들 나일리 마이클 주키치의 탄생 소식을 전화로 들었다. 이날은 득남 이후 첫 등판. 퍼펙트게임은 깨졌지만 완벽한 투구를 아내와 아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이날 그의 공을 받은 조인성은 “오늘 변화구가 상당히 좋았다. 퍼펙트게임은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양기 타석 때 의식이 되면서 사인을 낼 때 망설였는데 결국 안타를 맞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잠실 | 이재국 기자(트위터 @keystonelee)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LG 주키치=사실 오늘 경기 전 불펜에서 던져보니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런데 마운드에 올라 안정이 되면서 경기를 잘 진행할 수 있었다. 경기 전 포수 조인성과 비디오 분석을 하고 사인대로 던졌는데 잘 먹혔던 것 같다.

퍼펙트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지만 이양기에게 안타를 맞을 때는 솔직히 아쉬워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팀의 4강싸움이 치열한데 나도 팀도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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