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 “손흥민, 올 10골 이상 넣을 재목”

입력 2011-08-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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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스포츠동아DB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첫 경기서 환상골…손흥민 스토리

홈개막전 풀타임 출격…그림같은 중거리포
“감독님과 첫골 약속지킨 내가 자랑스럽다”
아버지 손정웅씨, 비시즌 내내 혹독한 조련
훈련 스케줄 엄격 관리…정신무장 효과도
현지 언론 “손흥민은 함부르크 희망” 흥분
손흥민(함부르크SV)이 올 시즌 첫 무대에서 제대로 일을 저질렀다. 손흥민은 14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 임테흐 아레나에서 열린 2011∼2012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후반 16분 짜릿한 중거리 포를 꽂았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손흥민은 하프라인 왼쪽 지역에서 상대 미드필더의 볼을 가로챈 뒤 드리블로 돌파하다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볼은 순식간에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결과는 2-2 무승부.


○돋보이는 능력

첫 번째 출전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펄펄 날았던 프리시즌을 끝내고 올 시즌 개막을 고대했지만 정작 6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시즌 개막전 때 감기와 고열로 출장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일주일 기다림의 한을 풀려는 듯 그는 섀도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날카로운 몸놀림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23분 상대 문전 왼쪽에서 강한 왼발 슛을 시작으로 전반 43분 역시 같은 지역에서 강한 왼발 킥을 시도했다. 볼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빗나갔으나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후반에도 공수를 오가며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던 끝에 마수걸이 첫 득점을 쏘아 올렸다.

득점 시기가 대단히 빨라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분데스리가 무대에 데뷔했던 2010∼2011시즌. 손흥민은 개막한지 한참이 지난 10월31일에야 쾰른과의 원정 경기에서 첫 골을 성공시켰다. 첫 시즌보다 적응이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헤르타 베를린전을 하루 앞두고 자신에게 무한신뢰를 보여주는 함부르크 사령탑을 찾아갔다. 함부르크 미하엘 외닝 감독과 만난 손흥민은 “꼭 득점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했고, 결국 해냈다. 손흥민도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뷰를 통해 “약속한대로 첫 골을 넣은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도 “다만 이길 수 있는 승부를 놓쳐 아쉽다”고 덧붙였다.

언론 분위기도 뜨겁다. 독일 일간 빌트는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3을 부여했고, 함부르크 지역 일간지 함부르거 모르겐포스트는 “손흥민은 당초 목표한 올 시즌 10골 이상 득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3골에 불과했던 손흥민은 자신의 득점보다 팀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고 칭찬했다.


○아버지의 힘

손흥민을 언급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바로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유소년 팀 감독이다. 올 여름 손흥민은 제대로 쉬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비해 그럭저럭 성공했던 첫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2% 부족함을 손 씨가 읽은 것이다. 춘천에 돌아온 뒤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혹독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했다. 폭우가 쏟아져도,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하루도 훈련을 빼먹지 않았다. 손 씨는 아들에게 더욱 엄격했고, 쉴 틈을 주지 않았다. 함부르크로 돌아간 뒤에도 타이트한 스케줄은 변하지 않았다. 덕분에 정신 무장도 됐다. 프리시즌 10경기에서 무려 18골을 뽑아낸 것도 손 씨의 조련 때문이었다. 프리시즌 활약이 계속되자 독일 언론들은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한 손흥민은 함부르크의 희망이다”고 일제히 조명했다.

손흥민이 감기 몸살에 시달리자 외닝 감독은 “출전은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휴식을 취하라”고 주문했다. 에이스 보호였다. 주변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 때문인지, 손흥민은 훌훌 털고 일어나 본격 득점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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