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활화산 롯데, 진원지는 하위타선

입력 2011-08-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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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문규현이 26일 목동 넥센전 7회초 2사 1루서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순간 포수 송구가 뒤로 빠지고 있다. 문규현은 결국 3루까지 안착했다. 목동 |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롯데 가공할 타선 원동력은?
문규현·황재균 폭발로 전방위 화력 전염
팀타율 0.318·경기당 5.78점 놀라운 변신
양승호감독“선발 5실점 전엔 뺄 생각 안해”
롯데 1989년후 첫 페넌트레이스 2위 도전
롯데는 시즌 초반에 꼴찌로 추락했다. 점차적으로 순위가 뛰어오르더니 25일에는 시즌 처음 3위까지 도약했다. 이제는 2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쉽지는 않지만 최근 페이스라면 1위도 못 오를 나무는 아니다. 롯데는 단일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드림·매직 양대리그로 진행된 1999∼2000년 제외) 페넌트레이스에서 한번도 2위 이상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3위가 최고의 성적. 우승고지에 오른 1992년과 준우승을 차지한 1995년에도 페넌트레이스에서는 3위였다. 롯데의 이같은 상승세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타격의 대폭발을 빼놓을 수 없다.


○최강 화력으로 변모한 거인군단


롯데는 지난 3년간도 타격의 힘으로 가을잔치에 나섰다. 올 시즌 전반기에도 팀타율은 0.274로 2위에 오를 정도로 화력은 좋았다. 그러나 후반기에서는 더욱 무섭게 폭발하고 있다. 25일까지 후반기 23경기에서 17승6패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팀타율이 무려 0.318이나 된다. 경기당 1개꼴인 23개의 홈런이 터졌고, 133득점으로 경기당 5.78득점을 올렸다. 양승호 감독은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홈런이나 장타는 적지만 최근 들어 필요할 때 적시타가 터지고 있다”며 타선의 집중력을 반겼다. 실제로 롯데는 후반기만 놓고 보면 득점권타율이 0.316이나 돼 전반기(0.268)보다 훨씬 높다. 더욱 놀라운 것은 후반기 대타타율도 0.385에 이른다는 점이다. 전반기 대타성공률 0.215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타선의 진원지는 문규현과 황재균 하위타선


롯데는 현재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선수가 거의 없다. 모두 제몫을 해내고 있다. 방망이 폭발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문규현과 황재균의 역할이 컸다. 하위타순에서 터지면서 전체적인 상승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롯데는 타순 조정도 거의 없이 항상 같은 타순으로 상대와 맞붙는다. 양 감독은 “선수가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타순에 변화를 줄 필요없다. 흔히 좌투수에 좌타자가 약하다고 하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타순에 변화를 주는 것도 반드시 좋다고 볼 수 없다”며 뚝심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선발투수 6이닝 5점줄 때까지 안 뺀다


양 감독은 “투수코치에게 5회까지는 나한테 오지도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선발투수들에게 6이닝 동안 5점을 줄 때까지는 안 뺀다고 얘기했다. 한 이닝에 5점을 주면 교체해야겠지만 그 정도는 놔둬도 괜찮다”면서 “투수도 방망이 힘을 믿고 편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공격은 좋을 때 경계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방망이 폭발로만 승리를 이어갈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롯데는 26일 목동 넥센전에서 믿었던 타선이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양 감독은 “지금은 한 경기 이기고 지면 순위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우리가 LG에 6게임차 이상 뒤지고 있다가 역전한 것처럼 우리도 역전당할 수 있는 게 야구다. 다른 팀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우리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지만, 시선은 일단 단일리그 도입 이후 롯데 사상 첫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 쪽에 두고 있다. 그는 “일정을 보니 앞으로 2주간이 승부”라고 말했다.

목동 | 이재국 기자(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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