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율화의 더 팬] 3연속 병살타도 잊게한 ‘한밭야구장 명물’을 소개합니다

입력 2011-09-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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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야구장도 명소가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태평양을 등지고 있는 AT&T 파크나 콜로세움 같은 외관을 가진 시티 필드가 유명하며, 애리조나의 홈구장인 체이스 필드는 수영장이 마련돼 있어 관중들이 수영을 하며 야구를 관람하기도 한다.

우리 프로야구의 경우 아직 역사가 짧은 탓에 야구와 별개로 야구장이 명소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럼에도 각 구장이 저마다의 특색이나 자랑거리를 가지고 있다. 일단 필자가 응원하는 한화의 홈구장인 한밭 야구장부터 소개해 보고자 한다.

대전시 부사동에 위치한 한밭 야구장은 보문산이 감싸고 있어 매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맑은 날이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지는 보문산은 한밭 야구장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데, 한화 타자들이 입단 하자마자 스윙이 커지는 이유 또한 보문산 덕에 펜스가 매우 가까이 느껴져서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 그간 한밭 야구장은 꽤 낙후된 구장으로 손꼽히곤 했으나 최근에는 끊임없는 개·보수를 통해 관중 친화적인 구장으로 거듭났다. 의자 사이의 간격도 예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으며 탁자석이 늘어나면서 관람이 매우 용이해졌다. 특히 한밭 야구장의 중앙 탁자석은 지붕이 구비돼 있어 비가 오는 날에도 편안한 관람이 가능하다.

떡볶이·치킨 등 야구장의 먹거리 또한 한밭 야구장의 자랑거리인데, 특히 여름 특선 메뉴인 열무 국수의 맛은 3연속 이닝 병살타의 아픔도 잊게 할 만큼 강력하다. 다만 그 인기 탓에 늦으면 먹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니 4회 이전에 매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구장밖에 있는 ‘이글스 우승 기념탑’도 빼놓을 수 없다. 대단히 거대하거나 위엄 있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창단 첫 우승(게다가 지금까지 유일무이한 우승!)의 감동과 환희를 기억하는 팬들은 종종 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곤 한다.

한밭 야구장의 응원문화는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인데,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충청도 팬들이지만 느릿느릿 수줍은 표정으로 매우 열정적인 응원을 펼친다. 특히 음악을 모두 끄고 맨 손과 목소리만으로 응원하는 8회의 육성 응원은 한화만의 독특한 응원 문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밭 야구장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외야의 영구 결번이다. 35번 장종훈, 23번 정민철, 21번 송진우. 오랜 세월 이글스 팬들의 위안과 긍지였던 레전드들의 영구결번은 이글스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추억의 고리이자 한밭 야구장의 명물이다. 이글스 팬들이 그들을 얼마나 많이 사랑했으며 아주 뜨거운 박수로 떠나보냈다는 사실을 영원히 되새기게 하는 증거이기 때문이리라.

여성 열혈 야구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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