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6명 생포한 이용찬의 ‘투심’

입력 2011-10-0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용찬. 스포츠동아DB

넥센전 7이닝 6탈삼진 1볼넷 2실점
맞혀잡는 투구로 타자들 범타 유도
두산 5위 탈환 이끌며 유종의 미 거둬

이용찬(22·사진)의 주무기는 150km를 넘나드는 포심패스트볼이었다. 5월 두산의 선발이 무너졌을 때 긴급 수혈된 뒤에도 그 공의 위력 덕에 제3선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하향세가 시작됐다. 포심패스트볼의 속도가 140km대 초반까지 줄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덩달아 결정구로 사용하던 포크볼의 위력도 반감됐다.

전문가들은 선발이 불펜과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완급조절’을 꼽는다. 불펜에서는 언제나 100%의 힘으로 공을 던질 수 있지만, 선발로는 그런 방식이 불가능하다. 한화 정민철 코치는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류현진(한화)도 1회에는 130km대 후반의 공으로 삼진을 잡는다”고 말한다. 프로 데뷔 이후 주로 불펜에서 활약하던 이용찬에게 스태미너 안배는 중요한 과제였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오히려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던 그는 마침내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 그것은 ‘투심패스트볼’이었다. 5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이용찬은 5회까지 단 하나의 직구(포심패스트볼)도 던지지 않았다. 대신 5회까지 64개의 투구 중 절반이 넘는 34개의 투심패스트볼(최고구속 143km)을 구사했다. 그는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앞에서 살짝 꺾이는 투심패스트볼을 사용하면서 범타를 많이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던지는 포크볼과 체인지업도 넥센 타자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결국 7이닝을 8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은 이용찬은 시즌 6승째(10패)를 챙겼다. 운이 따르지 않아 9월9일 잠실 KIA전 이후 승리를 챙기지 못한 한도 깨끗이 날렸다.

이용찬은 “넥센 라인업이 최강이 아니라서 좀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면서 “올시즌 마지막 등판이라 꼭 이기려고 노력했다. 투구수를 줄여서 빨리 승부했고, 맞혀잡으려고 한 것이 잘 먹혔다. 내년시즌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떤 보직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 역시 “완급조절 잘 하면서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며 ‘힘 위주의 피칭에서 한 껍질을 깬’ 이용찬의 투구를 칭찬했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