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6일, 팬택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팬택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세대(4G) 이동통신 LTE(Long Term Evolution)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베가 LTE(IM-A800S)’를 공개했다. 베가 LTE는 이달 중순부터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이로써 팬택은 HTC,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LTE 스마트폰 시장에 동참하게 됐다. 참고로 4G LTE 이동통신의 이론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는 다운로드시 75Mbps, 업로드시 37.5Mbps로 기존 3G 이동통신 데이터 전송속도보다 약 5배 정도 빠르다.
스마트폰 All in에서 LTE All in으로
공교롭게도 이 날은 스티브 잡스가 타계한 날이었다. 팬택계열 마케팅본부장 임성재 전무는 전형적인 인사말 대신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에 대해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낸 지금의 스마트폰 생태계와 이를 위해 노력한 그의 기여도, 미래 혁신에 대한 제시는 앞으로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는 추모의 말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이동통신 시장은 4G LTE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팬택은 LTE 이동통신을 지원할 것이며, 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은 LTE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변화의 시기다. 팬택은 베가 LTE의 출시를 통해 LTE 올인(All in)을 선언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2010년 팬택은 피처폰 시장을 포기하고 스마트폰에 올인했다. 당시 주변으로부터 피처폰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결국 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팬택의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350만 대로, 이 중 베가 시리즈가 100만 대, 베가 레이서 시리즈가 약 130만 대다.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만 본다면 업계 2위 자리에 해당한다”라고 자신했다.
LTE 시대의 첫 걸음, 베가 LTE
임 전무는 LTE 시대를 맞이하는 첫 스마트폰 베가 LTE를 소개하며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것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기본 사양이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이 더 스마트해지길 기대한다. 즉,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입력할 수 있으며, 손을 대지 않아도 제어할 수 있고, 말하지 않아도 인식하는 것 등을 원한다. 이번에 선보인 베가 LTE는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사람과 기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플럭스 UI’
베가 LTE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이하 UI)인 플럭스(FLUX) UI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플럭스 UI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스카이 UI를 최적화 시킨 것이 특징이다. 전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절전 모드를 제공해 간편설정 등에서 절전 모드 전환을 쉽게 했고, 사용자가 미리 설정한 기능에 따라 배터리 소모를 절약한다. 특히, 배터리 잔량에 따른 예약 기능을 지원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앞으로 플럭스 UI는 팬택의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또한, PC용 웹 브라우저처럼 탭 기능을 제공해 웹 서핑을 좀더 편리하게 할 수 있고, 홈 런처에 등록할 수 있는 메뉴 확장, 폴더 기능 강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통합 관리 기능 등을 추가했다. 카메라 촬영 모드도 7가지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임의대로 메뉴를 바꿀 수 있는 등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혁신은 작은 변화로부터, 모션 인식 기능 탑재
베가 LTE에는 스마트폰 세계 최초로 모션 인식 기능이 탑재된다. 임 전무는 모션 인식 기능 탑재에 대해 “요리를 하면서 음식이 손에 잔뜩 묻은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애매하다. 이럴 때 모션 인식 기능을 이용하면 터치하지 않아도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이를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혁신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모션 인식 기능은 전면 카메라가 사람동작을 인식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 앞에서 손을 좌우로 흔들어 걸려온 통화를 받거나, 전자책 페이지를 넘기고, 음악 감상 시 다음 곡으로 넘기는 등의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다. 마치 Xbox의 ‘키넥트’나 플레이스테이션의 ‘무브’와 같다.
문제는 배터리 소모다. 동작 인식 기능을 사용하려면 계속 해당 기능을 활성화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보다 배터리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팬택 상품기획팀 이응준 상무는 “동작 인식 기능이 배터리를 소모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개발 단계에서 사용자 패턴 정보를 분석해본 결과 우려할 정도로 많은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소모되는 전력에 대한 대비책으로 배터리 소모 알림 기능 추가, 메뉴 상단 동작 인식 On/Off 메뉴 등을 넣었다. 많은 준비를 했으니 기대해달라”라고 언급했다.
넓은 화면과 얇은 두께에 담아낸 고성능
베가 LTE의 두께는 9.35mm로 국내에 출시한 LTE 지원 스마트폰 중 가장 얇다. 여기에 4.5인치 WXGA LCD(1280x800, 102만 4000픽셀 해상도)를 탑재해 일반 스마트폰보다 넓은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팬택측에 따르면, 비교적 얇은 두께와 넓은 화면이 손으로 쥐었을 때 느껴지는 그립감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WXGA LCD는 HD720(1280x720, 90만 1600픽셀 해상도)보다 가로로 80픽셀이 더 넓어 웹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등을 할 때 편하다고 밝혔다. 또한, 화이트/블랙 컬러 제품을 동시에 출시해 화이트 컬러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팬택이 WXGA LCD 화면을 선택한 이유는 기본 사양이 비슷한 다른 LTE 스마트폰들과 차이점을 두기 위한 것이다. HD720 화면은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는데 특화되어 있다면, WXGA LCD는 태블릿 PC처럼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유용하다는 평가다. 쉽게 말해 일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중간쯤에 위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본사양은 어느 스마트폰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베가 LTE는 퀄컴 1.5GHz 듀얼 코어 CPU, 1GB DDR2 메모리(RAM), 16GB 내장 메모리(외장 SD메모리 최대 32GB 지원)를 탑재했으며, SKY ME라는 클라우드 16GB 저장 용량도 지원한다. 전면 영상통화용 130만 화소 카메라, 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LED 플래시, 오토 포커스 기능 지원 등)도 탑재했다. 3.5mm, 마이크로 USB 2.0, HDMI 포트, 지상파 DMB 등도 당연히 지원한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2.3버전(진저브레드)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도 1,830mAh로 적지 않다. 한마디로 고성능 스마트폰의 자격은 충분히 갖췄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팬택이 준비한 베가 LTE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션 인식 기능과 다양한 기능을 보다 잘 어필하게 위해 최선을 다한 듯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행사를 시작하기 전 어린 여자아이가 나와서 베가 LTE를 들고 연극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한 장면은 기자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여러모로 베가 LTE의 장점을 잘 전달했다는 느낌이다.
기자간담회장 옆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직접 베가 LTE를 만져본 느낌도 썩 나쁘지 않았다(오래 만져보지는 못했다). 어플 실행 반응 속도나 메뉴 이동 등이 부드럽게 잘 실행되었다. 확장된 홈 화면 아래 런처바는 마치 이중구조처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동작 인식 기능을 탑재한 전자책 어플리케이션이나 음악 감상 어플도 나름 신선했다. 마치 과거 톡톡 튀는 디자인의 스카이 일반 휴대폰을 만져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확실히 동작 인식 기능이 재미가 있긴 있더라.
다만, 아직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과 이통 3개사 동시 출시가 아닌 SK텔레콤 한정 출시라는 점이 제품 판매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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