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LTE 하나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LTE 서비스에 적합한2.1GHz 주파수를 확보, 그간의 설움을 날려버리겠다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를 필두로, 같은 날 동시에 LTE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인 SK텔레콤, 그리고 두 이통사보다 늦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LTE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KT까지. TV 속 세상도 마찬가지다. 본격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LTE 홍보 TV 광고는 잊을만하면 나타난다. 마치 내일 당장이라도 차세대 이동통신이라는 LTE를 사용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듯하다. 이렇듯 국내 이통 3사는 LTE로 본격 경쟁할 준비 태세에 한창이다.
하지만, 어쩐지 일반인에게 LTE는 영 낯설기만 하다. 되려 시큰둥한 반응이다. 어떤 이들은 아직 불안정한 LTE보다는, 안정적인 3G를 계속 사용하겠다고도 한다. 마치 남의 집 잔치를 먼 발치서 구경하는 듯한 분위기다.
데이터 폭발, 해결책은 LTE밖에 없다
지난 2009년 말,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도입된 이후 본격화된 스마트폰 시대는 이제 국내 가입자 2천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마음껏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폰은 ‘내 손안의 컴퓨터’라는 별칭까지 얻으면서 빠르게 그 세를 불렸다. 이에 이통사들은 앞다투어 스마트폰을 출시,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고, SK텔레콤이 처음 시행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는 스마트폰 시대에서 하나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 시점부터 ‘데이터 폭발’ 현상이 가중화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날수록,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기존 3G 이동통신망의 데이터 수용은 한계점을 보이기 시작한 것. 통화 중 끊김 현상, 통화 실패 등 사용자의 불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어느새 스마트폰 2천만 명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처럼 늘어나는 추세라면 곧 3천만 명, 4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앞으로 데이터 폭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을 의미하며, 이와 함께 관련한 불편 현상도 늘어날 것임을 의미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4세대 이동통신 LTE로의 전환이다. 사실 LTE 이외에 다른 대안은 유명무실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이동통신 선진국,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KT처럼 와이파이(Wi-Fi), 와이브로(Wibro)를 활용해 3G 이동통신망에 집중되는 데이터를 분산하는 방안도 시행 중이긴 하다. 하지만, KT도 내년부터는 LTE를 도입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 LTE 이동통신 참고기사: http://it.donga.com/openstudy/6131/
LTE,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앞으로 LTE, 아니 LTE를 비롯한 4세대 이동통신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2011년 하반기 지금, ‘일반 사용자가 이를 당장 사용할만한가’라는 의문이다. 실상 지금 LTE를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전부다. 물론, LTE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시 최대 75Mbps, 업로드 시 최대 37.5Mbps로 기존 3G WCDMA 데이터 전송속도인 다운로드 시 최대 14.4Mbs보다 약 5배 이상 빠르긴 하다. 그런데, (아직 LTE의 장점은) 이뿐이다.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장점 이외에 일반인이 얻을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아무리 핑크빛 청사진을 제시한다고 한들, 그건 그저 미래의 일일 뿐이다.
예를 들어 보자. LTE 이동통신을 사용해 1.3GB 용량 HD급 화질의 영화를 5분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고 치자. 물론, 기존 3G 이동통신망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무제한 데이터가 없는 지금의 LTE 요금제는 1.3GB라는 용량을 한 편의 영화 다운로드에 소비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SK텔레콤의 경우, 3G 데이터 요금제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기준선이었던 55,000원 요금제와 비슷한 LTE 요금제 LTE52는 데이터 용량이 1.2GB에 불과하다. 즉, LTE52 요금제 사용자가 1.3GB 용량을 사용하게 되면, 100MB라는 데이터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가뜩이나 가정 내 통신요금이 가중되고 있는 요즘 선뜻 LTE를 선택해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LTE 요금제 참고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6907/
언급한 예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될 수 있다. 만약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용량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 서핑이나 이메일 검색 등을 주로 이용한다면 한달 1.2GB 데이터 용량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LTE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잠재적인 요금 폭탄’이라는 위험성을 가지고 LTE를 사용할만한 일반인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그리고 2011년 10월 현재,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LTE 상용화 서비스는, 서울 및 수도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LG유플러스는 10월 중 6대 광역시까지 서비스 지역을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전국망 구축은 두 이통사 모두 1~2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또한, LTE는 데이터 전용 서비스라서 음성통화 서비스는 여전히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 LTE에서 음성통화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개발 이외에 각 이통사간 협의 과정도 필요하다. 이래저래 아직까지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 LTE 음성통화 지원 참고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6463/
무조건적인 LTE 띄우기는 지양해야
여러 정황상 앞으로 이동통신 시장은 LTE를 비롯한 4세대 이동통신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일방적인 몰아부치기식 진행은 지양되어야 하는 것이 옯다. 급한 진행으로 인해 문제점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하는 법이다. 진정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LTE 서비스를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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