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혁명’·‘왕과 사는 남자’·‘약한영웅’ 스틸, 사진제공|카카오M·쇼박스·웨이브

‘연애혁명’·‘왕과 사는 남자’·‘약한영웅’ 스틸, 사진제공|카카오M·쇼박스·웨이브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박지훈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마법의 숫자는 단연 ‘17’이다. 열일곱 소년의 얼굴을 빌린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연기 포텐셜’을 터뜨리며 대중의 심장을 정확히 겨눠온 그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왕과 사는 남자’의 중심에는 박지훈이 있다. 파죽지세 흥행과 맞물려 폭발적인 화제성을 이끌고 있는 그는 극 중 17세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군주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아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 중 박지훈은 삼촌에게 왕위를 빼앗긴 어린 군주의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기개를 깊고 단단한 눈빛으로 풀어낸 것은 물론, 나약함과 강인함이 교차하는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쌓아 올리며 관객의 몰입을 높였다. 특히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역사적 인물의 비극성을 절제된 연기로 담아내며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박지훈이 아닌 단종은 상상할 수 없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17세 캐릭터를 통한 그의 활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지훈은 유독 10대 후반의 인물을 맡을 때마다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어왔다. 단순한 소년 이미지를 넘어 그 나이에 깃든 불안과 성장의 결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덕분이다.

그 출발점은 2020년 웹툰 원작 웹드라마 ‘연애혁명’이었다. 그룹 워너원 출신으로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그는 주인공 공주영 역을 통해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연기돌’의 성공적인 안착을 알렸다.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17세 고등학생을 자연스럽게 구현해내며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확실히 증명했다.

그리고 2022년 그는 ‘약한영웅’ 시리즈로 또 한 번 변곡점을 맞았다. 학교 폭력에 맞서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 역을 맡아 17세 소년이 감당해야 했던 고독과 생존 본능을 서늘하고 밀도 높은 연기로 그려냈다. 이전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를 과감히 지우며 박지훈을 단순한 아이돌 출신 배우가 아닌,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로 끌어올렸다.

특히 ‘약한영웅’은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과 함께 다시금 재조명되며 넷플릭스 많이 본 TV쇼 톱10에 재진입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