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내 첫 성인영화,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입력 2011-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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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가 지난해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이어 10일 개봉한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로 불과 1년 만에 안방극장과 스크린의 ‘대세’로 떠올랐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티끌모아 로맨스’ 송중기의 로맨틱 코미디 변신

로맨틱 코미디 영화 잘 못보는데


연기는 자신…그래서 택했어요

주인공 찌질남처럼 나도 찌질남
그래서 스트레스 이기는 법 배웠죠

‘뿌리깊은…’ 어린 세종 새 경험
“연기 기초 부족한 것 절실히 느껴”


1년 전과 후가 확실히 다르다.

연기자 송중기(26)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한결 유연해졌음은 그가 가는 곳마다 터져나오는 환호 섞인 반응으로 증명된다. 지난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인기를 한 계단 끌어올린 송중기는 방송 중인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로 입지를 단단히 다졌고 10일 개봉한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로 스크린 시험대까지 올랐다. 지난 1년여 동안 지켰던 ‘연기 침묵’을 깨는 화려한 행보다.

“팬들이 욕 많이 했어요. 소속사까지도. 하하. ‘왜 오빠 일시키지 않느냐’는 거죠.”

송중기는 ‘성균관 스캔들’이 끝나고 ‘뿌리 깊은 나무’가 방송되기까지 보낸 1년여의 시간을 이렇게 돌이켰다.

“저도 사람인데 흔들리기도 했어요. 팬 카페에서 그런 글 읽으면 참…. 그래도 팬이 원하는 대로, 대중이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잖아요.”

잡티 없는 뽀얀 피부의 얼굴에 한껏 미소를 머금은 송중기는 ‘훈남’ 혹은 ‘꽃미남’의 대표주자로 통한다. 스스로도 “스물여섯살보다 어려 보이는 얼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진단할 줄 알고, 거기서 얻은 여유 섞인 자신감은 송중기를 마냥 ‘훈남 연기자’로만 바라볼 수 없게 한다.

배우 송중기가 지난해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이어 10일 개봉한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로 불과 1년 만에 안방극장과 스크린의 ‘대세’로 떠올랐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로맨틱 코미디 못 보지만, 연기는 자신”

송중기에게 ‘티끌모아 로맨스’는 성인 역할로 주연한 첫 영화다. 책임감이 생긴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처음엔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이유로 잠시 머뭇거렸다.

“로맨틱 코미디를 잘 못 봐요. 오그라들거든요. 그래서 ‘너는 펫’ 같은 영화는 정말 못 봐요. 하하. (장)근석이랑 친하니까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오그라드는 연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택했어요.”

영화에서 송중기는 ‘백수 청년’ 차지웅을 연기했다. 당장 50원이 없어 절절 매지만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사 안기는 철없는 남자다. 영화에서 송중기는 ‘짠순이’ 연상녀 한예슬과 사사건건 엮이며 마음을 키운다.

“찌질함의 정도를 100으로 놓고 보면 저도 60∼70 정도 찌질한 면이 있어요. 친한 친구들은 알죠. 물론 차지웅처럼 대책 없이 긍정적인 건 아니에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데 오히려 그걸 인정하면 편할 때가 있으니 그러려고 노력해요.”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하던 시절, “A형인 내 성격이 너무 싫었다”는 그는 그때 “스트레스를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성균관 스캔들’ 끝나고 준비하던 드라마가 있었어요. 모두 해외 촬영으로 진행되는 거라 기대도 했는데 결국 제작이 무산됐어요. 심각하진 않았지만 마음고생을 좀 했어요.”

그러다 만난 작품이 ‘뿌리 깊은 나무’다.

“깊이 파고들 수 있었죠. 경험 없는 어린 연기자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 대본도 정말 어려워 부담이 컸어요. 촬영하기 3개월 전에 대본을 받고 제 대사를 다 외웠어요.”

송중기는 세종의 어린 시기를 맡아 드라마 초반에만 등장했는데도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과는 별개로 ‘뿌리 깊은 나무’는 송중기에게 또 다른 숙제를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연기의 기초인 호흡이나 발성이 아직도 안 됐다는 걸 알았어요. 사극이고 대사가 많으니까 그런 문제가 다 보이더라고요. ‘나는 아직 부족하구나’ 느낀 게 가장 큰 수확이죠.”


● “20대만이 할 수 있는 역할, 거부않겠다”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송중기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이제는 극복했다”고 말했다. 극복하니 여유도 생겼다.

“20대 남자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정말 적어요. 형님들이 다 하시니까. 하하.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작품과 역할은 절대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냥 예쁘게만 나오는 역할도 좋고 작품성은 없지만 재미있는 것도 좋아요. 남자는 30대가 되면 더 연기할 게 많아요.”

송중기의 다음 출연작은 영화 ‘늑대소년’.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한 소녀와 늑대인간인 소년이 만나 벌이는 이야기다.

“오묘한 영화에요. 판타지라기보다 멜로라고 생각해요.”

처음으로 일본 팬미팅도 계획 중이다. 25일 오사카와 27일 도쿄에서 팬미팅을 여는 송중기는 “굳이 일본에서 활동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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