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호동, 1988년 부산 칠성파 - 日 야쿠자 회합 참석

입력 2011-12-01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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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잠정 은퇴한 국민 MC 강호동 씨가 연예계 데뷔 전 조직폭력배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강 씨는 1988년 11월 14일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일식집에서 열린 일본 야쿠자 가네야마구미(金山組)의 가네야마 고사부로(金山耕三朗·재일교포·한국명 김재학) 회장과 국내 폭력조직 칠성파의 이강환 회장의 의형제 결연식에 참석했다.

채널 A가 단독 입수한 결연식 동영상에 따르면 강 씨는 이 회장 일행으로 회합에 참석했다. 당시 강 씨는 고교 졸업 직전 프로씨름계에 막 데뷔한 상태로 약 1년여 뒤인 1990년 3월 제18회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이강환은 1988년 10월 또 다른 폭력조직인 '화랑신우회'를 결성해 사실상 부산 조폭의 대부로 떠올랐으며 이를 계기로 일본 야쿠자와의 연계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이 결연식은 아쿠자와의 연계를 위해 이뤄졌으며, 이강환은 여운환(국제PJ파·호남), 최창식(수원파·수원), 박종석(번개파) 등 국내 보스급 조폭 20여명을 이끌고 참석했다.
결연식은 일명 사카스키(酒盃·주배) 의식 등 야쿠자 전통 의식으로 치러졌으며, 가네야마 고사부로가 형, 이강환은 동생이 되는 맹약을 맺었다. 이후에는 게이샤까지 동원된 피로연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또 다른 야쿠자 조직인 타니구치 마사오는 "앞으로 우리의 무력도 이강환 씨에게 지원하고 싶다"며 야쿠자의 국내 진출을 시사했다. 또 가네야마 고사부로는 "칠성파 초대 보스 이○○ 씨와 20여 년 전부터 혈연관계를 맺었다"고 친분을 과시했다.

결연식 후 이강환은 국내 폭력계에서 입지를 굳혔고, 야쿠자의 조직관리, 치밀한 범행 수법 등을 국내 조폭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쿠자 자금 지원을 받아 부산 지역의 부동산을 여러 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환은 이후 1991년 검찰의 '조폭과의 전쟁' 때 구속돼 8년간 복역했으며, 2000년에는 부산 모 나이트클럽 지분 싸움에 연루돼 구속됐다.

결연식에는 강호동 씨가 평소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부른 씨름계의 대부 김학용 씨(2007년 별세)도 참석했다. 1950~60년대 국내 씨름계에서 명성을 날린 김 씨는 일양약품, 진로, 삼익파이낸스 등에서 감독을 지내며 강호동, 이준희 등 정상급 씨름선수들을 길러냈다. 결연식의 주인공인 이강환은 1986년 대한씨름협회 산하 민속씨름협회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강호동 씨 측은 "당시 일본에서 열린 위문씨름대회에 참가했는데 마침 단장(김학용 씨)이 밥이나 먹자고 해 갔던 것"이라며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차주혁 채널A기자 chach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진구 채널A기자 sys1201@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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