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나가는 팀엔 □□□ 가 있다

입력 2011-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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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팀에는 든든한 베테랑이 있기 마련이다. V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삼성화재에는 바로 석진욱이 있다. 가빈과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팀 상승세 이끄는 ‘맏형·맏언니 리더십’

삼성화재 석진욱, 열정적 팀 분위기 주도
KEPCO 돌풍엔 엄마같은 방신봉 역할 커
장소연·김사니도 후배들 다독이며 맹활약


프로배구에서 주장이나 최고참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감독이 아무리 새로운 팀 컬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팀에 맞는 전략을 짜도 결국 팀을 만들어나가고 코트에서 전략을 수행하는 것은 선수들이다. 각 팀 주장이나 베테랑은 코칭 스태프와 후배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올 시즌 V리그 무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런 고참 선수들의 고군분투다. 남자부에서는 석진욱(삼성화재) 방신봉(KEPCO) 이영택(대한항공) 등이, 여자부에서는 장소연(인삼공사) 김사니(흥국생명) 임효숙(도로공사) 등이 나이를 잊게 만들만큼의 강한 투지와 정신력으로 솔선수범하며 팀을 리그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다.

● 강팀의 숨은 비결은 주장의 리더십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가장 좋은 팀은 선수들이 스스로 해보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팀이다. 그런 측면에서 주장이나 최고참 선수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했다. 감독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을 선수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주장이나 최고참 선수는 팀에서 빨리 내보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팀 분위기는 거기서부터 생겨난다. 후배들이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고참들이 적당히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면 그 팀은 결코 잘 될 수가 없다”고 했다. 리그 1위 삼성화재의 질주 비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 감독은 “석진욱은 주장을 오래 했었기 때문에 그 역할을 잘 안다. 지금은 고희진이 주장이지만 희진이를 잘 도와주고 서로 협력하며 열정적인 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삼성화재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고 밝혔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KEPCO 역시 주장 방신봉의 역할이 크다. KEPCO 신춘삼 감독은 “방신봉이 팀에서 블로킹으로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방신봉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만큼 후배들은 물론 용병까지 알뜰히 챙기고 추슬러 팀 분위기를 이끈다. 감독인 내가 아버지 역할이라면 방신봉은 엄마 역할을 하며 안살림을 한다고 보면 맞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자부의 경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리그 1위 인삼공사에서는 장소연이 팀 내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결정적인 블로킹 능력으로도 팀의 상승세에 든든한 보탬이 되고 있지만, 후배들을 다독이며 이끌어가는 능력이 발군이다. 인삼공사 박삼용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으며,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솔선수범하며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데 성공했다.

흥국생명의 김사니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 팀은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며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고 후배들을 독려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내고 있다.

프로 선수로서 스스로의 어깨에 짊어진 짐도 결코 가볍지 않지만, 감독도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후배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고참 선수들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강팀을 만드는 또 다른 비결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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