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 새침데기 굿바이!

입력 2012-01-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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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다”는 고아라. 주연을 맡은 두 편의 영화로 확실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페이스메이커’ ‘파파’ 릴레이 개봉 고아라

스파게티만 즐기는 인형 같은 이미지의 그녀,
곱창·청국장 완전 사랑하는 속사포 수다쟁이


“광고나 화보로 더 익숙했던 것 같아요. 인형 같은 이미지가 강했죠. 아, 인형 같은 이미지? 하하. 제 입으로 이런 말을….”

고아라(22)의 말 속도는 마치 속사포 같았다. 질문을 몇 개 하지 않았는데도 한 시간을 꽉 채워 자신의 이야기를 쉼 없이 쏟아냈다. 지독한 독감 탓에 인터뷰 전날 새벽 응급실까지 갔다지만 그 말이 믿기 않을 정도로 생글거리는 얼굴로 “스파게티만 먹을 것처럼 생겼지만 일주일 동안 곱창만 먹은 적도 있다”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설명하기 바빴다.

고아라는 2012년을 바쁘게 시작했다. 주연한 영화 두 편이 2주 간격으로 개봉했다. 18일에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출연한 영화 ‘페이스메이커’(감독 김달중)가 먼저 공개됐고 이어 2월2일 미국 입양 가족을 그린 코미디 ‘파파’(감독 한지승)가 개봉한다. 톱스타도 쉽게 하기 어려운 릴레이 개봉의 소감을 묻자 그는 “다시 데뷔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 “자연스런 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고아라는 지난 해를 모두 촬영하는 데 바쳤다. 한국영화는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다가 1년 동안 두 편이나 소화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화장기 없는 제 모습이요”라고 설명했다.

“출연했던 드라마가 잘 안됐고(웃음) 그 뒤 2년간 일본 활동에 집중했잖아요. 그러는 사이 광고나 화보 속 이미지로 익숙해졌나 봐요. 국밥이나 청국장도 완전 좋아하는데 같은 분야 선배들도 저한테 ‘털털한 줄 몰랐다’고 해요. 그런 말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가까이 있는 사람들까지 자신의 모습을 ‘오해’하자 고아라는 오기가 생겼다. “평소에도 사자머리에 털옷 입고 킬힐 신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첫 걸음이 영화 ‘페이스메이커’다. 안성기, 김명민 등 연기파들이 포진한 이 작품에서 고아라는 ‘미녀 새’로 불리는 스타 선수를 맡아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페이스메이커’는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배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 자신감을 얻어 곧바로 ‘파파’를 결정했어요.”

● “‘파파’에서 폭풍 영어 대사 혼을 뺐죠”

장대 높이뛰기를 연습하다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고아라는 미국 올 로케로 이뤄진 ‘파파’에서도 고생이 만만치 않았다. 노래와 춤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소녀 준 역을 맡은 탓이다.

“촬영 전에 노래, 춤, 기타, 영어 교습 받고 그 짬짬이 장대 높이뛰기까지 배웠어요. 미국 촬영에서도 매일 폭풍 영어 대사를 하느라 혼을 뺐죠.”

고아라는 ‘파파’에서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뽐낸다. 영화에 삽입된 노래 세 곡을 직접 불렀고 영어 구사도 수준급이다. 중학교 때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해 오랫동안 ‘조기교육’을 받은 덕분에 가능한 실력이다.

“2003년 2월에 SM에 연습생으로 들어가서 10월에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했어요. 집(광주광역시)에서 버스 타고 주말마다 서울 와서 연습하는 생활을 했죠. 3인조 여성그룹 데뷔도 준비했는데 ‘반올림’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운명 같아요.”

이제 데뷔 10년 째. 두 편의 영화로 새해를 연 그의 올해 소망은 소박하다. 학교(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복학해 무사히 남은 두 학기를 마치는 것. 고아라는 “연기를 파고드는 토양이 있는 학교가 좋다”며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ie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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