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당 무려 1.05개’ 양효진, 블로킹 제왕!

입력 2012-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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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4위 도로공사 대 3위 현대건설 경기에서 양효진이 승리를 확정 지은 후 브란키차와 기뻐하고 있다. 성남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3년 연속 블로킹상 수상땐 남녀통산 최초
홍성진 코치 “세계적인 블로커로 클 재목”
현대건설 양효진(23·센터·사진)은 요즘 블로킹 하나로 V리그 무대를 휘젓고 있다.

세트당 블로킹 개수가 무려 1.05개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매 경기 5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이는 공격수가 한 경기에서 50∼6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는 것과 맞먹는 파괴력이라는 게 배구 전문가의 설명이다. 양효진이 이 흐름을 이어가 올 시즌에도 블로킹 상을 받는다면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3년 연속 블로킹 상을 수상하는 선수가 된다.

○세계적인 블로커 될 자질 있다

양효진이 처음부터 블로킹에 강했던 것은 아니다.

“프로데뷔 후 처음에는 블로킹이 하도 안돼서 오전 훈련을 마치고, 오후까지 계속 블로킹 연습을 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몰랐고, 숨이 넘어갈 정도로 연습해도 잘 안됐다.”

꾸준한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었던 벽을 세계대회 출전으로 넘었다. “2009년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에서 블로킹 상을 받은 것이 전환점이 됐다. 대회 도중 어느 순간 블로킹에 대한 감각과 타이밍이 몸속 깊이 각인되는 것을 느꼈다. ‘이거구나’ 싶었다. 대회를 마치고 팀에 복귀해서도 그 감각을 유지해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블로킹이 더 잘 됐던 것 같다.”

여자배구대표팀 홍성진 코치는 최근 양효진의 블로킹에 대해 확실히 한 두 단계 더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대방 공격수의 폼을 잘 읽는다. 예전에는 큰 키(190cm)를 바탕으로 손만 올리는 블로킹을 했다면 지금은 상대방이 볼을 어떻게 때릴 지를 파악하고 코스를 정확히 읽는다. 상대방 공격수와의 심리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세계적인 블로커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효진의 올해 목표는 팀의 통합 우승과 세트당 1개 이상의 블로킹을 기록하는 것이다. 양효진은 “재작년과 작년에 아쉽게 세트당 1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항상 집중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어떤 팀을 만나든 내가 마크해야 할 선수가 짜증날 정도로 블로킹을 해내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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