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샌디에고 이적 나경민 “3할-40도루 도전할 것”

입력 2012-02-29 09: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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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로 이적한 유망주 나경민. 동아닷컴 DB

빅 리그 진입을 노리고 있는 유망주 나경민이 새로운 소속팀 샌디에고 파드레스에 합류했다.

국내훈련을 마치고 21일(한국시간) 미국으로 돌아온 나경민은 23일부터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위치한 파드레스 스프링캠프에 합류, 올 시즌 비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덕수고 재학 시절 호타준족을 자랑했던 나경민은 지난 2010년 미국에 진출한 뒤 줄곧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 팀에서 외야수로 뛰었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10년에는 타율 .208로 부진했지만, 작년에는 루키리그에서 출발해 더블A까지 무려 네 계단을 뛰어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거둔 성적은 타율 .268에 72안타 20도루. 파워는 부족하지만 컨택 능력과 스피드에서는 합격을 받았다.

하지만 나경민은 올해 1월 샌디에고로 트레이드 됐다.

“처음에는 무척 얼떨떨했어요. 제가 트레이드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죠. 하지만, 다양한 각도로 분석해 보니 오히려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나경민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취재 결과 나경민의 트레이드는 다수의 파드레스 코치와 스카우트가 컵스에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드레스 구단이 나경민의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한 만큼 이번 트레이드는 그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나경민을 만났다.

낯선 환경에 대한 설렘보다 오히려 자신감이 가득 찬 그의 패기 넘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나경민과의 일문일답>

-파드레스에 합류했다.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전 소속팀인 컵스와 다른 점이 있는가?
: 일단 이곳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 특히, 코칭스태프의 경우 컵스는 별 말 없이 선수들을 지켜보는 스타일인데 파드레스는 코치들이 한국처럼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마음에 든다. 내 스타일이다.

-그 외 다른 점이 있다면?
: 웨이트룸 등의 클럽하우스 시설도 이곳이 더 넓고 좋다. 특히,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의 질과 다양성은 컵스보다 훨씬 낫다.

-새로운 곳이라 조금 낯설기도 할 것 같은데?
: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곳 코치 중 3~4명은 과거 타 팀에서 스카우트로 활약할 때 나를 눈 여겨 봤던 분들이라 금세 친해졌다. 그리고 선수들 중에도 예전에 시합할 때 만났던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등 호의적이어서 그리 낯설지 않다.

-스프링 캠프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 오전 7시까지 캠프에 도착해 식사 및 하루 일정을 확인하고 운동에 들어간다. 11시쯤 점심을 먹고 오후 운동을 하면 보통 3~4시 사이에 하루 일정이 끝난다. 스프링 캠프 기간 6주 동안은 쉬는 날이 없다.

-쉬는 날 없이 매일 운동만 하면 힘들지 않나?
물론 육체적으론 힘들다. 하지만 인근 시애틀 매리너스 캠프에 동기인 최지만, 김선기가 있어 저녁시간에 만나 식사도 함께 하고 야구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심적으로 많은 위안이 된다.

-미국진출 2년 만에 더블A까지 경험했다. 비교적 빠른 성장세인데 직접 겪어본 더블 A는 어떤 곳인가?
: 더블 A에서 바로 메이저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을 만큼 더블A는 수준 높은 곳이다. 특히 투수들의 실력이 싱글 A나 루키리그보다 월등히 좋다. 내가 빠른 공을 잘 치는 편이라 구속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더블 A 투수들은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도 다양해 타자가 볼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게 되면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값진 경험이었다.

-지난 겨울 한국에서 운동을 많이 한 걸로 안다. 현재 몸 상태는?
: 아주 좋다. 오늘도 캠프에서 투수가 전력투구하는 공을 치는 라이브 배팅 연습을 했는데 몸도 가볍고 타격감도 아주 좋았다.

-얼굴 표정도 밝고 자신감이 넘친다. 넘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 올해가 미국진출 3년째다. 수비와 도루는 늘 자신 있다. 그간 타격이 문제였는데 작년부터 잘하는 선수들의 타격 동영상을 반복해 보면서 내 몸에 맞도록 연구하며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 미국진출 초창기엔 나만의 타격 폼 없이 그저 공을 맞추는데 급급했는데 이젠 나만의 타격 폼이 완성됐다. 그러다 보니 타격뿐만 아니라 야구에 대한 전체적인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닮고 싶거나 좋아하는 롤모델 선수는 누구인가?
: 국내에는 기아 타이거스의 이용규 선배 그리고 미국에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외야수 나이저 모건처럼 잘 잡고, 잘 치고, 잘 뛰는 공수주 삼박자를 모두 갖춘 근성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아울러, NC 코치인 전준호 선배님처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서 오래도록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

-올 시즌 정해놓은 목표가 있다면?
: 타율 3할과 도루 40개 이상을 이루고 싶다. 전에는 방망이가 맞지 않다 보니 장기인 빠른 발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타격이 잘되다 보니 야구에 대한 전체적인 자신감 상승으로 인해 베이스에 나가면 무조건 뛸 생각이다. 코칭스태프의 사인 없이 뛸 수 있는 그린 라이트도 이미 받아 놓은 상태다. 도루 40개 이상을 달성하려면 출루율이 좋아야 하고 그러려면 반드시 타율은 3할 이상을 쳐야 한다.

-올해는 마이너리그 어떤 레벨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 같은가?
: 그건 코칭스태프가 결정할 문제라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떤 레벨보다는 부상 없이 지금의 좋은 타격감이나 자신감을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열심히 그리고 자신감 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레벨에서 시즌을 시작하든지 작년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언제쯤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가?
: 향후 3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매 시즌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올 시즌이 중요하다. 샌디에고에는 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준 코치들이 많은 만큼 기회는 충분히 주어지리라 본다. 이 기회를 잘살려 반드시 유망주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릴 것이다. 지켜봐 달라.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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