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어라, 그러면 시원하리라” 어깨닥터스마트

입력 2012-02-29 17: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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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팔리는 물건 중에서 전기 안마봉 또는 핸드안마기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생김새는 일반 수동식 안마봉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기름한 막대기 한쪽에는 전기로 동작하는 안마봉이, 다른 쪽에는 전기 케이블이 달려있다는 점만 다르다. 이 물건을 쑤시고 결리는 부위에 갖다 대면 안마봉이 움직이면서 환부를 강하게 구타(?)한다. 작은 크기에 비해 안마 실력이 꽤 야무지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10만 원 이하) 효도 선물로 각광받는 제품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다. 손으로 들고 사용하는 방식이라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양손으로 필기를 하거나 자판을 두드려야 하는 수험생 및 직장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안마를 받을 때는 TV라도 보면서 안마에만 집중하는 게 맞지만, 커피 한 잔, 밥 한 끼 여유 있게 먹을 시간이 없는 바쁜 현대인에게는 사치에 가깝다. 또 장기간 들고 사용하다 보면 결린 부위가 풀리는 대신 팔이 아프다. 마치 더운 날에 손부채 질을 열심히 했더니 힘들어서 더 땀이 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 단점을 보완한 아이디어 상품이 바로 안마조끼(어깨안마기)다. 조끼처럼 입을 수 있는 안마조끼의 가장 큰 장점은 양손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양손이 자유로우니 안마를 받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또 안마기를 들고 있을 필요가 없으니 피로가 쌓이지 않는다. 다만 제품 특성상 어깨 안마밖에 할 수 없고 전기 안마봉보다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 안마조끼를 보고 있으면 마치 냉풍기가 떠오르는데, 고가의 안마의자(에어컨)와 전기 안마봉(선풍기) 사이의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국내 중소기업인 동보시스템이 개발한 ‘어깨닥터스마트’다. 2009년 출시된 ‘어깨닥터’와 2010년 출시된 ‘어깨닥터플러스’의 후속 기종으로, 안마조끼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제품이다. 의료기기가 아닌 전기용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이라 ‘닥터’라는 말이 좀 부담스럽고,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열풍과는 큰 관계가 없어 ‘스마트’라는 말도 다소 거창하게 보이긴 하지만 안마 기능만큼은 꽤 우수한 편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편리한 구조가 돋보여


어깨닥터스마트는 합성수지 재질의 쿠션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직물 재질로 만든 어깨닥터플러스에 비해 때를 지우기가 쉬울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젊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짙은 청색과 핑크색 2종인데, 안마조끼치고는 제법 깔끔하고 세련된 선택이다. 다만 색상이 지나치게 화사해 자칫 구명조끼처럼 보일 때는 있다. 어쨌든 디자인을 개선하려는 제조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앞쪽으로 내려오는 날개 부분에는 2개의 버클이 있다(이 때문에 더욱 구명조끼와 흡사해 보인다). 이는 단순히 어깨에 얹는 형태였던 전작과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품을 조이거나 느슨하게 할 때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이번 제품에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안마봉이 어깨에 오도록 위치를 조절한 후 버클과 끈을 사용해 몸에 완전히 밀착시키면 된다.

어깨와 등 부분에는 4개의 안마봉이 있다. 동보시스템에 의하면 안마조끼 중 안마봉이 4개인 것은 어깨닥터 시리즈가 유일하다고 한다. 이 안마봉이 각 부위를 강하게 두드려 어깨결림 및 어깨뭉침을 풀어주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안마봉이 고정되어 있기에 패턴이 단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예상보다 다양한 강도와 움직임을 보여준다. 안마봉 크기만 보고 우습게 여겼다가는 큰코 다친다.


날개 한쪽에 강도를 조절하는 콘트롤러가 달렸고, 그 아래로 전기 케이블이 이어진다. 별도의 배터리는 없다. 이 말은 반드시 전원을 연결해야 안마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케이블 길기가 꽤 길긴 하지만 주방과 거실을 왕복할 수 있을 정도로 움직임이 자유롭지는 않다. 이왕 휴대성을 강조할 생각이었다면 배터리 방식이 좋았을텐데, 무게나 가격경쟁력을 감안하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콘트롤러는 ‘강’버튼과 ‘약’버튼으로 구성됐으며 작동을 멈추고 싶다면 아무 버튼이나 2초 이상 길게 누르면 된다. 참고로 작동 시간은 일괄적으로 10분이다.


안마는 시원하지만 소음이 거슬려

어깨닥터스마트의 안마 실력은 제법이다. 어깨를 교대로 두드리기도 하고, 동시에 강하게 내려치기도 한다. 사람에게 안마를 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아니, 안마에 서투른 사람보다 오히려 낫다. 강도를 최고로 높일 경우 아픔을 느낄 정도로 힘이 세다. 웬만한 사람은 이 정도 강도로 10분이나 안마를 해주고 나면 피로를 호소하며 나가떨어질지도 모르겠다. 안마의자처럼 주물러주는 마사지 기능은 없지만, 두드리는 안마만큼은 안마의자와 견줄만하다.

다만 소음이 심하다는 게 신경 쓰인다. 전원을 켜는 순간 둔탁한 굉음이 울리며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죄다 리뷰어에게 쏠린다. ‘나 지금 안마받고 있어요’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조용한 사무실이나 도서관 같은 곳에서 사용할 생각은 애초에 접는 것이 좋다. 퍽퍽 때리는 소리가 10분간 지속되는데, 이는 몸을 통해 진동을 전달받는 본인에게 더 크게 들린다.


어지럼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동보시스템은 “경쟁사 제품과는 달리 머리가 흔들리지 않아 어리러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어깨닥터스마트를 사용해본 사람들 중 일부는 여전히 멀미를 호소했다. 머리가 심하게 흔들려 모니터를 제대로 쳐다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리뷰어의 경우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올바른 자세로 앉아서 안마봉 위치를 제대로 맞춘다면 멀미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이 부분은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애매한 성능과 가격이 장점

어깨닥터스마트는 전기 안마봉보다 비싸지만 성능은 우수하다. 물론 순전히 성능만을 놓고 보자면 일반 안마의자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주무르기 기능이나 온열 기능도 없고(오래 사용하면 안마봉 부분이 따뜻해지기는 하지만) 안마 부위도 다양하지 않다. 하지만 가격면에서는 안마의자와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한다. 2012년 기준 인터넷 최저가는 151,250원. 명절 효도선물로 적당한 수준이다. 사실 100만 원을 넘어가는 안마의자는 선물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렇게 전기 안마봉과 안마의자 사이의 애매한 위치가 어깨닥터스마트의 강점이다. 전기 안마봉은 불편하고, 안마의자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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