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갖춘 데스크탑 대체용 노트북 - 델 XPS 17 터치에디션

입력 2012-03-02 17: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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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은 일단 휴대용 기기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요즘 ‘울트라북’ 규격이라고 하는 슬림형 노트북이 주목 받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일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휴대용 기기라면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가 기본이다. 그런데, 노트북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오히려 ‘휴대용’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큰 크기를 가진 대형 노트북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미 데스크탑을 보조할 목적으로 노트북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아예 데스크탑을 대체할 목적으로 노트북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데스크탑을 대체하기 위한 노트북은 노트북 자체의 기본 조건인 휴대성이 둘째 문제로 치부된다. 휴대성보다 데스크탑 못지않은 큰 화면과 넓은 키보드, 그리고 높은 성능이 중시되곤 한다.


델(Dell)의 고성능 노트북 라인업인 ‘XPS’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XPS 17’ 시리즈는 17인치의 모니터를 갖춘 데스크탑 대용 노트북으로, 고급형 데스크탑 못잖은 강력한 멀티미디어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자랑거리다. 이번에 소개할 ‘XPS 17 터치에디션(Touch Edition, 모델번호 L702X)’은 기존 XPS 17 시리즈의 고성능을 탑재했음은 물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터치스크린까지 갖췄다.

‘포스’가 느껴지는 묵직한 디자인

델을 대표하는 고성능 제품답게 XPS 17 터치에디션의 디자인은 ‘포스’가 상당하다. 알루미늄 실버와 블랙이 조화된 컬러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금속재질의 팜레스트(키보드 주변)는 촉감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어지간한 소형 노트북의 1.5~2배는 됨직한 묵직한 두께와(38.5cm) 무게(3.53kg) 역시 포스를 더하는 요소다. 노트북을 평할 때 크고 무겁다는 건 단점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제품은 예외다. 어차피 이 제품을 휴대할 목적으로 사는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키보드 역시 대형 노트북답게 키가 넓고 키 사이의 간격도 넉넉하다. 여기에 소형 노트북에선 종종 생략되곤 하는 우측의 숫자 패드도 빠짐 없이 갖췄다. 키보드 하단에는 백라이트(조명)도 내장되어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멀티 터치 기능 지원하는 터치스크린 갖춰


XPS 17 터치에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이다. 17.3인치의 넓은 크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직접 화면을 만지며 조작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처럼 복수의 터치를 감지할 수 있는 멀티 터치(Multi Touch)도 지원한다. 과거 몇몇 노트북에도 터치 스크린 기능이 탑재되긴 했다. 하지만, 멀티 터치 기능은 없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 제품의 활용폭이 더 넓다.


터치스크린의 가장 큰 장점은 직관적인 조작법이다. 특히 마우스를 꽂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에 유용하다. 일반 노트북은 키보드 하단의 터치패드를 이용해 마우스 조작의 대부분을 대체한다. 다만, 터치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는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창을 옮기는 단순한 작업을 실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은 화면을 직접 만지며 조작하므로 앞서 언급한 작업을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물론, 이런 대형 노트북은 대개 마우스를 꽂아서 사용하기 마련이지만, 또 한 가지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면이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는 다르게 PC용 운영체제(이 제품의 경우 윈도7)나 응용프로그램은 대부분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되어 있어 터치스크린의 활용폭이 좁은 편이다. 이에 델은 터치스크린용 응용프로그램 몇 개를 기본 제공하고 있다. 이 중, 터치하며 즐기는 미니 게임 모음과 화면을 직접 만지며 색칠 공부할 수 있는 YouPaint라는 프로그램은 어린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다.

만족도 높은 고음질 JBL 스피커

화면 못잖게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스피커다. 노트북용 스피커는 크기의 한계 때문에 음질이나 음량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XPS 17 터치에디션에는 유명 스피커 브랜드인 JBL의 제품이 내장되어 있다.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니 소리의 섬세함이나 무게감이 웬만한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 못지 않다. 특히, 저음 부분이 탄탄해서 록이나 메탈 음악을 주로 듣는 사용자에게 만족도가 높을 듯하다.


스피커 자체의 품질도 괜찮지만, 사용자 취향에 따라 음향의 성향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것도 돋보인다. 키보드 우측 상단에 있는 단축 버튼을 누르면 웨이브 맥스오디오(Waves MaxxAudio) 프로그램이 실행되는데, 이를 통해 동영상, 음악, 음성, 게임 등 각각의 상황에 최적화된 음향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신형 포트 탑재했지만, D-Sub의 부재는 아쉬워

XPS 17 터치에디션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측면 포트의 구성에서도 느낄 수 있다. TV와 연결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HDMI와 최신 모니터를 위한 고화질 인터페이스 미니 DP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음성 출력 포트가 2개라서 스피커나 헤드폰을 함께 꽂을 수 있다. 다만, 구형 모니터나 프로젝터와 연결할 때 주로 쓰는 D-Sub 포트가 없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그 외에 눈에 띄는 것은 탑재된 4개의 USB 포트 중 2개가 USB 3.0 규격이라는 점이다.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된 USB 3.0은 기존 USB 2.0보다 최대 10배(이론상)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실제로 USB 3.0 규격을 지원하는 외장하드를 꽂아 파일복사 테스트를 해보니 이론상의 수치인 10배까지는 아니었지만, 기존 USB 2.0보다 2~3배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고사양 노트북다운 우수한 게임 구동 능력

XPS 17 터치에디션은 2세대 코어 i7-2670QM CPU(중앙처리장치), 지포스 GT 555M GPU(그래픽카드) 등을 탑재해 전반적으로 웬만한 고성능 데스크탑에 뒤지지 않는 사양을 갖추고 있다. 4GB 메모리가 약간 모자란 느낌은 있지만, 요즘 메모리 가격이 싸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추가해도 큰 부담은 되지 않을 터. 3만원 정도만 더 투자해 4GB 메모리(DDR3 규격)를 추가 구매해 8GB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각종 프로그램을 한결 매끄럽게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고사양 PC의 성능을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게임을 실행해 보는 것. 그리고 XPS 17 터치에디션처럼 데스크탑 대용 노트북을 구매하는 소비자라면 게임 성능에 대한 기대감도 클 것이다. IT동아에서 테스트해 본 게임은 ‘아이온’. MMORPG는 일정 수 이상의 플레이어가 같은 구역에서 동시에 플레이를 하면 화면이 뚝뚝 끊기거나 느려지곤 한다. 그리고 그래픽의 품질 옵션을 높이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진다. CPU와 GPU, 메모리 등의 전반적인 성능이 균형 있게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온을 실행한 뒤, 그래픽 옵션을 권장설정 ‘품질’에 맞추고(아이온은 PC의 성능에 따라 그래픽 옵션을 자동으로 설정해 준다, 품질은 그래픽을 더 좋게 보여주는 설정이다), 화면 해상도는 (노트북이 지원하는 최대치) 1,600x900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아이온 게임 내에서 가장 많은 플레이어가 모여있는 ‘티아마란타 정복요새’에서 20분 정도 플레이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상당히 많은 플레이어가 화면에 동시에 표시된 상태에서도 평균 30프레임 정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다. 참고로 이는 플레이어 수가 많은 건물 내부의 상황이며, 플레이어의 수가 적은 필드(사냥터)에서는 평균 60프레임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게임용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성능이다.

XPS 시리즈다운 완성도에 ‘만족’


이전에도 IT동아에서는 델의 XPS 시리즈 중 몇 종의 리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제품마다 약간씩 특징이 달랐지만, 하나 같이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업체를 대표하는 제품다운 면모를 보여주곤 했다. 이번에 체험해 본 XPS 17 터치에디션 역시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은 편이며, 데스크탑 대용의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만족도를 느낄 수 있겠다.
제품 가격은 2012년 2월 현재, 델 공식 홈페이지에서 150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전반적인 사양을 고려해 봤을 때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다만,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제품 주문 시 터치스크린 옵션을 제외해보도록 하자. 터치스크린이 재미있는 기능이긴 하지만, 델에서 기본 제공하는 전용 프로그램 사용 이외에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이 옵션을 빼면 약 20만 원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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