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1일부터 LG유플러스와 SKT는 국내에서 상용화 서비스를 동시에 시작했다. LTE는 스마트폰, 태블릿PC로 인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무선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두 이통사보다 약간 늦긴 했지만, KT도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이통 3사는 모두 LTE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아마도 2012년 올해가 LTE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통 3사 모두 올해 하반기에는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조 단위가 넘는 예산을 편성해 전국에 LTE 기지국을 세우고 있으며, 울릉도, 제주도 등지에서도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경쟁적으로 홍보하는 중이다. 새로운 신제품도 LTE 전용이 대부분. 지금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위해 대리점을 방문하면 ‘LTE 스마트폰이 이전 스마트폰보다 싸다’거나, ‘지금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점원의 말이 귀에 들려온다. 그만큼 이통 3사는 LTE 띄우기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짚고 넣어가야 할 것이 있다. 현재 LTE 서비스는 데이터 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음성통화나 문자 메시지 등은 기존 3G 망을 그대로 사용하는 중이다. 아직 LTE 망에서 음성통화나 영상통화, 문자 메시지 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단일화 표준을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자주 보이는 단어인 ‘VoLTE(Voice over LTE)’가 LTE 망에서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기술을 뜻한다.
VoLTE란
LTE 망에서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기술이다. LTE 망은 데이터 전송을 우선시한 패킷 교환 방식으로, 3G 망인 서킷 교환 방식과 차이가 있다. 두 방식의 결정적인 차이는 통화 품질에 있다. 서킷 교환 방식은 1:1로 회선을 주고받지만, 패킷 교환 방식은 데이터를 일정한 단위(패킷)로 전송한다. 때문에 패킷 교환 방식은 서킷 교환 방식보다 혼선이 발생하는 등 통화 품질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VoLTE를 위한 전 세계 단일화 표준은 MWC 2010부터 계속해서 논의되어 왔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참고기사: LTE 데이터 서비스 상용화 실시, 음성통화 서비스는 언제쯤? - http://it.donga.com/newsbookmark/6463/
LG유플러스의 VoLTE
국내 이통사 중 VoLTE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곳이 LG유플러스다. 그럴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는 SKT나 KT와 달리 과거 3G 망 서비스를 유럽식(WCDMA)이 아닌 미국식(CDMA 2000)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LTE는 유럽식에서 발전된 4G 이동통신이기 때문에, 미국식을 사용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기존 통신망과의 호환이 기술적으로 번거롭다. 이에 LTE 전국망이 완성되면 지금처럼 데이터는 LTE에서 음성통화, 음성메시지 등은 3G에서 서비스하는 방식을 LTE 하나로 통합하려고 한다.
이를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작년 2월 14일부터 17일(현지시간)까지 진행했던 MWC 2011에서 세계 최초로 LTE 음성 및 영상 통화 시연에 이어, 올해 열린 MWC 2012에서는 이보다 발전한 서비스를 시연해 보였다. LTE로 음성통화를 하는 중간에 영상통화 또는 비디오 쉐어(Video Share) 기능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비디오 쉐어 기능은 통화 중에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화면을 상대방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능이다.
이번 시연에 적용한 LTE 음성통화 규격은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Association)에서 국제 표준으로 제정한 ‘Conversational Video Service’ 기술 규격이다. 이 기술 규격은 기존 음성통화 규격에서 영상통화 규격까지 확장해 규정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세계 최초로 LTE 전국망을 구축하고, 올 하반기에는 VoLTE를 선보일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것으로 LTE 서비스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SKT의 VoLTE
지금까지 SKT는 LG유플러스보다 VoLTE에 대해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작년 SKT 네트워크 CIC 배동준 사장은 “LTE 망은 현재로서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음성통화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라며, “기술이 더 발전해 통화 품질이 향상되면 언제든지 LTE 망에서 음성통화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즉, 기존 2G, 3G 이동통신을 서비스하며 ‘통화품질’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운 SKT였기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VoLTE에 대해 확신이 생겼을 때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번 MWC 2012에서는 VoLTE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SKT 하성민 사장은 “LTE 망을 통한 음성통화 서비스를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라며, “다만 VoLTE의 음성 품질을 3G 말보다 더 좋게 구현할 수 있는 시점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더 이상 VoLTE 적용을 늦출 이유가 없다. 올해 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화품질’을 내세우며, VoLTE를 조금 미룬듯한 작년의 모습과는 달라졌다. 그는 특히 ‘경쟁적인 측면’을 말하기도 했다. 타 경쟁사가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를 늦출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서비스를 시연해 보이거나 관련 기술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와는 바뀐 모습에서 본격적인 VoLTE 시대를 예상할 수 있다.
KT의 VoLTE
가장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한 KT는 마치 작년에 SKT가 VoLTE를 언급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KTE 개인고객 부문 표현명 사장은 “올해 안에 VoLTE를 상용화하겠다는 것은 실제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 중심의 논리”라며, “사용자는 음성통화를 2G나 3G 또는 LTE에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깨끗하게 통화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VoLTE에 대해 통화품질을 강조하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현재의 입장일 뿐 LTE 전국망 구축 이후에는 달라질 여지도 있다. VoLTE는 LTE 시대에 맞춰 전환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통화품질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는 기술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존 3G 망에서의 음성, 문자메시지의 요금 방식과 LTE 망에서의 요금 방식을 어떻게 가져가느냐 하는 것. 결국 현재 VoLTE의 단일화 표준논의가 끝나면, 조만간 VoLTE는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누구보다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선보여야
가장 빠르게 VoLTE를 선보이겠다는 LG유플러스, 유보적인 입장에서 적극적인 입장으로 바뀐 SKT와 아직 통화품질을 앞세우며 시기를 조율 중인 KT 모두 올해 안에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이후에는 분명 VoLTE를 시작할 것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음성통화, 문자메시지는 3G에서 데이터 통신은 LTE망에서 제공하는 지금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이롭지 않다. 오히려 배터리 문제 등 문제점만 야기되는 것이 지금의 방식이다.
다만, 한가지 바라는 것은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한 VoLTE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관련된 요금제, 통화품질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사용자를 무시하는 서비스는 지양되어야 옳다. KT 표 사장이 밝힌 바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이 옳다. 아무리 좋은 신기술이더라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 누구보다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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