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작아도 성능은 DSLR급, 캐논 파워샷 G1X

입력 2012-03-20 18: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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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카메라 고르기 어려운 때가 없었다. 예전에는 본체가 크고 무겁더라도 제대로 된 사진을 찍고 싶다면 DSLR, 화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가볍고 편리하게 쓰고 싶다면 컴팩트카메라를 사면 되니 선택이 편했다. 하지만 요즘은 DSLR처럼 렌즈교환도 가능하고 고급 기능도 다수 있는 반면, 제품 크기는 컴팩트카메라에 가까운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다수 출시되고 있어 소비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그런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주력하는 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올림푸스나, 소니, 파나소닉과 같이 기존 DSLR 시장에서는 ‘2군’으로 평가 받던 업체들이 다수다. 반면, 캐논이나 니콘 같은 전통적 강호들은 미러리스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니콘이 그나마 몇 개 제품을 내놓았지만 이를 주력으로 민다는 느낌은 없다.


그렇다면 캐논은 어떨까? 캐논은 아직 미러리스 제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 하지만, 관심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에 살펴볼 ‘파워샷 G1X’를 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G1X는 렌즈 교환 기능이 없고 크기도 작은 편이라 컴팩트카메라에 가깝지만, 기본적인 사양은 경쟁사들의 미러리스 제품에 뒤지지 않으며, 일부 기능은 DSLR 수준이다. 이런 제품을 ‘하이엔드급’ 카메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G1X는 DSLR을 제외한 캐논의 모든 카메라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상위급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캐논의 야심작, 파워샷 G1X를 살펴보자.

형태나 크기는 단렌즈 장착한 미러리스 카메라와 유사

G1X의 기본적인 형태나 크기는 단렌즈를 탑재한 타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유사하다. 단렌즈는 줌 기능이 없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쓰기가 불편하지만 크기가 작고 화질이 좋아서 휴대성을 중시하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궁합이 좋다. 하지만 G1X에 고정 탑재된 렌즈는 15.1 - 60.4mm의 초점거리를 가진 줌렌즈다.


4배 광학줌(디지털 줌은 16배)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렌즈에 비해 범용성이 높고 2cm의 초근접거리에서도 접사 촬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본체 고정형이라서 전원을 끈 상태에서는 본체에서 그다지 많이 튀어나오지 않아 단렌즈 수준의 높은 휴대성을 기대할 수 있다. 조리개 값도 준수한 편인 F2.8부터 시작한다. 조리개 수치가 낮으면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촬영이 가능하다.

DSLR급에 맞먹는 18.7 x 14mm 대형 이미지센서 탑재

렌즈와 함께 디지털카메라의 화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미지 센서의 사양 역시 수준급이다. 이미지 정밀도는 1340만화소로, 이 수치 자체도 높지만 이보다 부족할 점은 센서의 크기다. 같은 화소의 이미지 센서라도 크기는 다를 수 있는데, 같은 화소수 라면 센서의 크기가 큰 쪽이 한층 우수한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 G1X에 쓰인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18.7 x 14mm로, DSLR용 보다는 약간 작지만, 컴팩트카메라나 미러리스카메라용 보다는 큰 편이다.


렌즈의 우측 상단에는 내장 플래시가 있다. 팝업식이라 스위치를 젖히면 튀어나온다. 일상적인 촬영에는 이 정도의 소형 플래시로도 충분한 조명을 기대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전문적인 촬영을 하려면 별도의 외장 플래시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G1X에는 외장 플래시의 장착이 가능한 핫슈 단자도 있다. 물론, 이런 소형 카메라에 커다란 외장 플래시를 달면 비례가 조금 이상해지긴 하겠지만 아예 못 쓰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다.

전문가들도 만족할만한 충실한 조작체계 제공


본체 뒤쪽에 탑재된 3인치 크기의 LCD는 회전이 가능해서 카메라 정면이나 측면에서 촬영할 때 유용하다. LCD 상단에는 광학식 뷰파인더가 달려있어 LCD 대신 이를 보면서 촬영할 수도 있다. 다만, LCD와 달리 뷰파인더에는 각종 촬영 정보가 표시되지 않고, 디지털 줌 기능 사용시에 화면 확대가 되지 않으므로 활용 범위가 다소 제한적이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LCD와 함께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G1X는 소형 제품이지만 전문적인 목적으로 쓰고자 한다면 활용성이 DSLR 못지 않다. 특히 전면과 후면, 그리고 상단에 총 4개나 되는 조작 다이얼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각각의 다이얼은 촬영 모드, 노출, 조리개, 셔터 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는 특히 수동 모드에서 신속하게 각 다이얼을 조작해 사진의 밝기와 질감 등을 조정, 자신만의 연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전 후면에 따로 다이얼을 두는 것은 DSLR 중에서도 200만원 대 가량의 중급형 제품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형태다.

초보자들도 포용하는 충실한 자동 기능, 풀HD급 동영상 기능은 기본


전문가들이 좋아할만한 기능을 다수 갖춘 G1X이지만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특히 초점을 맞춘 부분이 확대되어 표시되는 기능도 있어 유용하다. 그리고 촬영 모드 다이얼을 자동(AUTO)로 맞추고 촬영하면 내장된 DIGIC 5 이미지 프로세서에 의해 조리개와 셔터속도 ISO 감도, 그리고 색감 등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적절하게 조정되며 최상의 이미지를 저장하게 된다. 다만, 자동모드에서는 연사가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이 때는 수동(M) 모드나 조리개 우선(AV) 모드, 혹은 셔터 우선(TV) 모드를 사용하자. 자동 모드 외에 P모드에서는 초당 1.9장, 그리고 고속 연사 HQ 모드에서는 초당 4.5장의 연사가 가능하다. 동영상 기능도 만만치 않다. 1340만화소의 이미지센서를 갖춘 카메라답게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의 동영상을 담을 수 있고, HDMI 출력을 통해 HD TV로 곧바로 촬영 영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후면 상단 우측에 동영상 촬영 버튼이 따로 마련되어있어 정지 화상을 찍다가 곧장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수준급의 이미지 품질, 취재용으로도 ‘만족’

G1X를 이용해 직접 촬영을 해봤다. G1X를 손에 쥐어보니 작은 크기에 비해 그립감이 수준급이다. 손가락이 닿는 곳에 고무판을 덧대었고 버튼 및 다이얼의 위치도 적절하다. 소형 카메라 치고는 무게(배터리 포함 534g)가 다소 무거운 느낌이 있긴 하지만 사용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우선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애용할 것으로 보이는 자동(AUTO) 모드에 다이얼을 맞추고 촬영을 해 보았다. 초점(AF)을 잡는 속도나 느낌은 DSLR과 컴팩트카메라의 중간 정도다. DSLR에 비해 심도는 다소 얕은 느낌이지만 매우 신속하게 초점을 잡을 수 있고, 촬영 결과물의 선명도나 색감도 수준급이다.


다만, 자동모드에서는 셔터를 누르고 이미지 저장을 마칠 때까지 3초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점이 아쉽다. 촬영 후 이미지를 후보정해는 과정이 들어가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자동모드에서는 연속으로 여러 장을 촬영하기가 어렵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용자라면 수동(M) 모드를 애용하도록 하자. G1X는 수동모드는 부가 기능도 많고 조작성도 우수하다. 다만 여러 가지 고급 기능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빠른 연사가 필요한 사용자라면 모드 다이얼을 P에 맞추고 ISO 감도 자동 조절 기능을 활성화시킨 뒤 사용하도록 하자. 이렇게 사용하더라도 색감 조정 기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능이 자동화되며 이미지 저장도 빠르게 할 수 있다.


본 기자는 평소에 외부 취재를 갈 때 니콘의 DSLR 카메라인 D7000이나 파나소닉의 미러리스 카메라인 GF1을 애용했다. 하지만 G1X의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최근 일주일 정도는 G1X만 가지고 취재를 했다. 처음에는 다소 걱정이 된 것이 사실이지만 G1X는 생각 이상으로 쓸만한 성능을 냈고, 취재에 지장을 받는 일도 없었다.

미러리스 시장을 관조하던 캐논의 조용한 대답

캐논 파워샷 G1X는 최근 한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관조하며 상황을 살피던 캐논이 내놓은 한가지의 선택지다. ‘소비자들이 DSLR 수준의 촬영 성능과 컴팩트카메라 수준의 휴대성을 함께 가진 제품을 원한다면 그것이 꼭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라고 캐논은 말하는 것 같다.


G1X는 렌즈 교환 기능이 없지만 기본적인 사양은 경쟁사들의 미러리스 제품에 뒤지지 않으며, 상당수의 기능은 DSLR 수준이다. 물론, 9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으나 타사에서 내놓고 있는 비슷한 수준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같이 사는 가격과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게다가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보다는 싸다곤 하지만, 쓸만한 렌즈 2~3개를 함께 구매한다면 그렇지도 않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렌즈를 바꿔 끼우는 것은 번거롭기도 하다. 이 때는 차라리 제조사에서 엄선한 ‘만능 렌즈’를 고정 장비하고 있고, 여기에 DSLR에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의 이미지센서까지 갖춘 G1X 같은 고급형 컴팩트카메라가 훨씬 매력적일 수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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