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코치가 밝힌 한국 선수들의 고전 이유

입력 2012-03-21 17: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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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의 한국인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든든한 맏형 성민규 코치.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동아닷컴]

메이저리그에는 총30개 팀이 있다. 각 구단은 6~7개의 마이너 팀을 보유하고 있다. 각 팀의 정원이 보통 25명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0~175명의 마이너리거들이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한국인 마이너리거들도 예외일 수 없다. 2012년 현재 메이저리그를 향해 뛰는 한국인 마이너리거는 재미교포를 포함해 약 20명이다. 이들은 제2의 박찬호와 추신수가 되기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이 선수들 중 메이저리그에 가장 근접한 코리언 마이너리거는 이학주(탬파베이)와 이대은(시카고 컵스)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두 선수를 메이저리그에 오를 수 있는 재목으로 꼽고 있다.

이들의 성장 뒤에는 묵묵히 두 선수를 도운 성민규 코치(31)가 있었다. 두 선수 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성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이학주와 이대은은 “형님 같은 분이자 때로는 아버지 같은 존재다. 야구 뿐만 아니라 힘든 미국생활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 은인이다”라며 성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성 코치는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한국인 코치로 한미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출신이다. 선수로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성 코치는 시카고 컵스로부터 지도자 제의를 받았고 지금은 코치, 스카우트, 통역 등을 겸하고 있다. 한국인 유망주 선수들이 컵스에 많이 진출하고, 컵스를 선호하는 이유도 성 코치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시카고 컵스 스프링캠프에서 성 코치를 만나 코리언 마이너리거들에 대해 물었다.

“선수들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야구실력입니다. 하지만 실력 못지 않게 이들의 존재를 감독이나 구단에 꾸준히 각인시켜줄 수 있는 인맥의 존재여부도 중요합니다.”

성 코치는 기량 못지 않게 인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이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인맥의 부재를 꼽았다.

성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남미 선수들보다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많은 남미 선수들이 진출한 것과 달리 한국 선수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선수가 많은 만큼 남미 코치의 수도 압도적이다. 코치의 입장에선 경쟁을 펼치는 두 선수의 실력이 비슷하면 자기 나라 선수를 먼저 기용하고 싶다는 게 성 코치의 설명이다.

성 코치는 “한국 선수와 지도자가 많지 않아 아쉽다”고 말한 뒤 “한미 두 나라의 각기 다른 문화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국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오해나 갈등을 풀어주는 게 내 몫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런 것들이 선수발굴 및 육성이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 추가되는 일이긴 하지만 한국선수들이 성장해 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성 코치는 최근 컵스에서 파드레스로 이적한 나경민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함께 고생했기에 헤어짐이 아쉽긴 했지만 선수 본인에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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