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런데 유먼은 몇 번 던지더니 뭐가 안 맞았던지 덕아웃의 통역을 또 불러냈다. 이번에는 양 감독도 가만있지 않았다. 통역에게 마운드로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어색하게 된 유먼은 그 다음부터는 조용히(?) 볼을 던졌다. 그리고 마치 다음날부터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 양 감독에게 평소와 똑같이 명랑하게 인사를 했다.
양 감독은 이 일화를 들려주며 “유먼이 다혈질이다. 피칭이 마음에 안 들면 글러브를 집어던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해주는 마음과 별개로 감독을 존중하지 않는 예의에 벗어나는 행위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셈이다.
양 감독은 “내가 두산 코치 시절에는 타이론 우즈를 다룬 사람”이라며 웃었다. 다혈질의 우즈가 성질을 못 이겨 난동을 피우면 거기에다 의자를 집어던져 기강을 잡은 사람이 바로 양 감독이었다. 그 대신 이태원까지 직접 데려가 선물을 사주는 등 잘할 때는 확실히 대접해줬다. 이런 강온양면 정책 덕분에 자신의 밑에서 막 나가는 용병은 아직까지 없었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