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시즌2로 돌아온 김영희 PD. 사진제공|MBC
야밤에 5시간동안 스타DJ 기다리고
가수 콘서트장 가선 무대 습격
“출연 결정만 한다면, 난 어디든 간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에 출연할 가수가 누군인지 관심이 높다. 여러 가수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가수2’ 제작진은 1월부터 지금까지 출연 가수를 결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나가수1’을 기획한 주역으로 이번에 ‘나가수2’의 연출을 다시 맡은 김영희(사진) PD는 기획과 섭외 때문에 요즘 평균 3시간 남짓 밖에 못잔다. “설마 그들이 나오겠어?”라고 반신반의했던 화려한 라인업으로 ‘나가수1’을 성공했던 김 PD는 요즘 다시 한번 불가능한 캐스팅에 도전하고 있다.
● 새벽 2시, 라디오 부스 앞에서 버티기
입사 28년차, 그의 직급은 국장이다. 방송사에서는 하늘같이 높은 베테랑 PD. 하지만 원하는 가수를 섭외하기 위해 마치 사생팬처럼 심야 ‘버티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PD가 ‘나가수2’ 후보로 점찍은 한 가수는 아직까지 출연을 한사코 마다하고 있다. 김 PD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밤에 라디오 스튜디오로 찾아가 무작정 기다렸다. 그 가수가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 김영희 PD는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라디오 부스 밖에서 5시간을 기다렸다. 나를 피하고 싶었던 건지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 “나 김건모 팬이에요.” 콘서트 ‘깜짝 게스트’ 등장
김영희 PD는 최근 ‘나가수2’ 기자 간담회에서 가수 김건모에게 시즌2에서 함께 할 것을 공개적으로 제의했다. 이런 ‘러브콜’에도 김건모가 확답을 안하자, 7일 김건모의 전국 투어 콘서트가 열린 경기도 수원의 한 공연장을 갔다.
이날 김 PD는 아예 콘서트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다. 공연 기획 관계자는 “김영희 PD가 김건모 팬이라며 갑자기 무대로 올라왔다. 놀랐지만 유쾌한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PD와 김건모는 공연이 끝난 후 술잔을 기울이며 ‘나가수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PD는 “건모와는 한 달에 한 두 번 꾸준히 만난다. 하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피하려고 해 낭패다”라고 소개했다.
● “못 하겠다”는 윤도현 찾으러…‘서울 숨바꼭질’
마치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량을 모시듯 공을 들이는 김영희 PD의 출연진 관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실 ‘나가수1’도 이런 ‘삼고초려’식 섭외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나가수1’ 첫 녹화 전날, 가수 윤도현이 못하겠다고 연락한 뒤 잠적을 했다. 김영희 PD는 이날 아침부터 서울 전역을 뒤진 끝에 결국 밤 12시가 넘어 윤도현을 찾아냈다.
이후 김 PD는 새벽 2시까지 윤도현을 설득해 결국 그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윤도현이 방송 출연에 부담이 많았지만 김영희 PD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ella_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