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첫 4번타자 부담감 시즌초 부진 속앓이
고향팀 KIA 상대로 마수걸이 솔로홈런
김기태 감독 믿음 화답…존재감 드러내
○‘자꾸 다른 팀 4번타자에게 눈이 간다’
LG 정성훈(32)은 올 시즌 4번이 ‘첫 경험’이다. 올해로 프로 14년째인 그는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붙박이 4번을 쳐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시범경기 당시 그는 “좌타자가 유독 많은 팀의 특성상 오른손인 내가 운 좋게(?) 4번을 맡았을 뿐”이라며 “의식을 안 하려고 해도, 자꾸 다른 팀 4번타자에게 눈이 간다”는 말로 4번타자로서 알게 모르게 느끼는 부담감을 내비쳤다.
○‘난 4번째 나오는 타자’
7∼8일 대구에서 열린 개막 2연전. 그는 6타수 1안타, 타율 0.167에 그쳤다. 부담감은 부자연스러운 스윙으로 이어졌고, 삼성전이 끝난 뒤 “난 그냥 4번째 나오는 타자”라는 자괴감 가득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삼성전의 부진은 롯데전(11∼12일·5타수 1안타 3볼넷)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묘하게도 한때 몸 담았던 ‘고향팀’을 만나 잃었던 타격감을 찾았다. 13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LG 김기태 감독은 “이제야 (정)성훈이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고, 김 감독의 예상처럼 정성훈은 13∼14일 이틀간 7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4번타자의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냈다.
○이젠 ‘포스 느껴지는 4번타자’
정성훈은 15일 잠실 KIA전에서 2-2 동점이던 6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바뀐 투수 진해수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왼쪽 폴 바로 안쪽에 떨어지는 비거리 115m짜리 결승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4번타자로서 처음 쏘아올린 마수걸이포. 정성훈의 홈런으로 탄력을 받은 LG 타선은 6회에만 2점을 더 보탰고, 결국 5-3으로 승리했다. 정성훈의 영양가 만점 홈런은 ‘꼴찌 후보’ LG가 4강 후보로 꼽히는 삼성∼롯데∼KIA의 순으로 이어진 초반 지옥의 레이스를 4승3패로 마감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단순한 1점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홈런이었다.

○정성훈 경기 후 소감
일부러 노리고 친 것은 아니었지만 가볍게 방망이를 돌린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우리 선수들 모두 133경기가 끝날 때까지 쉽게 처진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연패를 끊고 승리해 기쁘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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