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를 타고 운동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토미 라소다(왼쪽) 다저스 고문.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이로써 박찬호는 미국, 일본, 한국 프로야구에서 모두 선발승을 따낸 최초의 한국인 투수가 됐다.
또 박찬호는 시범경기에서 보여주었던 각종 불안감을 잠식시키며 두자릿수 승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토록 화려한 야구인생을 보내고 있는 박찬호를 20년 가까이 응원하고 있는 외국인이 있다. 바로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고문이다. 라소다는 박찬호의 첫 메이저리그 팀 감독이자 박찬호를 늘 자신의 ‘양아들’로 지칭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최근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위치한 다저스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라소다 감독을 만나 박찬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찬호가 첫 승을 거두기 전에 만났던 터라 아쉽게 축하인사는 전하지 못했다.
라소다는 “박찬호가 한국에서 던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박찬호의 한국무대 데뷔는 본인은 물론 그를 사랑하는 한국팬들에게도 매우 기쁘고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그를 따라 많은 한국야구선수가 미국으로 건너왔다”며 “그동안 미국에서 뛰느라 그의 경기를 직접보지 못한 한국의 팬들을 위해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가 지금이다”라고 덧붙였다.
라소다는 박찬호의 데뷔 초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박찬호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야구 외에는 아무 것도 몰랐다. 그가 다른 음식, 언어, 문화 등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또 “찬호는 훌륭한 야구선수이자 나에겐 늘 ‘양아들’ 같은 존재다”라고 밝혔다.
현재 라소다에게는 박찬호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또 다른 한국인 선수가 있다. 다자서 산하 마이너 팀에서 뛰고 있는 남태혁이다.
라소다는 남태혁에게도 ‘양아들’이라고 부르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라소다는 가끔 애리조나를 방문할 때면 꼭 남태혁을 찾아 그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운동장으로 불러내 특별배팅연습을 시킬 정도로 남다른 한국선수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남태혁은 “운동을 끝마칠 시간에 다시 운동을 하려니 몸은 피곤하지만 수많은 선수 중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라소다의 특별한 관심에 늘 감사한다.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올해 나이 85세의 고령인 라소다는 다저스 구단매각 후에도 계속해서 다저스 구단 고문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