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드리지 “김성현이 경기조작? 믿을 수 없다”

입력 2012-03-09 14: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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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넥센 코리 알드리지. 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2011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코리 알드리지(31). 그는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유일한 타자 용병이다.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미국으로 돌아왔고 최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유일한 타자 용병이었던 알드리지가 부진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타자 용병 기근 현상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2012시즌은 투수 용병으로만 시즌을 치르게 됐다.

‘홈런왕’ 타이론 우즈 같은 거물 타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쫓겨 난 알드리지와 우연히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알드리지는 최근 볼티모어 마이너 팀에 합류한 최은철과 같은 팀에서 뛰고 있었다.

알드리지에게 1년 동안 경험한 한국 프로야구에 대해 물었다.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남아 있었고,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알드리지와의 일문일답>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걸 축하한다. 언제 계약했으며 어떤 계약인가?

▲ 올해 1월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그럼, 스프링캠프 성적에 따라 올 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할 수도 있나?

▲ 물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작년 1년 동안 미국을 떠나있었기 때문에 메이저보다는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잘하면 시즌 중에라도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리그의 등급보다 부상 없이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 아주 좋다. 작년 한국에서 시즌이 끝난 뒤 10월에 어깨수술을 했고 몸 상태가 좋아져 멕시코리그에도 다녀왔다. 지금은 운동하고 시합하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몸 상태가 아주 좋다.


-한국 이야기를 좀 하자. 넥센과의 재계약 실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재계약 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자세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넥센이 타자보다는 투수를 원하는 것 같았다. 내가 팀에서 기대하는 거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도 이유일 것이다.


-한국에서 뛸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 미국과 다른 연습체계나 환경이 힘들었다. 한국리그에 적응해 가며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6~7월 이후 수비하다 부상을 당했다. 그 후 부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는 한국선수들이 있나.

▲ 넥센의 동료였던 브랜든 나이트, 박병호 등과 연락하며 지낸다. 특히, 박병호와는 타격에 대해 많이 의논하며 시간을 함께 보내 좋은 추억이 많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넥센이라는 팀은 게임이 끝나면 선수들과 시간을 함께 하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삼성이나 한화 등 타팀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많았다.


-혹, 기회가 된다면 2013년 시즌에 한국에 다시 올 의향이 있는가.

▲ 물론이다! 언제든 그리고 어느 팀이든 나를 필요로 한다면 한국에서 다시 뛰고 싶다. 한국에서 뛰었던 작년 한 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사람들도 좋고 도시도 마음에 들었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걸로 안다. 지금도 즐겨먹는 편인가?

▲ 갈비뿐만 아니라 라면 등 매운 한국음식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한국식당이 멀리 있어 자주 먹지 못한다. 다음 주에 우리 팀 동료인 최은철 투수와 함께 한국식당에 가기로 했다.


-한국계 미국인 포수인 에인절스의 행크 콩거(최현)와도 친하다고 들었다.


▲ 그렇다. 예전에 캘리포니아에서 운동할 때 아는 친구를 통해 행크를 만났는데 운동도 잘하고 인성도 좋은 친구다. 이틀 전에도 통화하며 올 시즌 서로 잘 하자고 이야기 했다.


-최근 한국에선 LG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경기조작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매우 시끄럽다. 당신의 옛 동료였던 투수 김성현이 경기를 조작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

▲ 김성현이 경기조작을? 믿기 힘들다. 한 번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박현준과 김성현의 경기조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먼저,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고 유감스럽다. 한국 프로야구는 매우 수준 높은 곳이다. 그런 수준 높은 리그에서 수준 높은 팬들을 기만하는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두 선수는 이 일로 인해 KBO로부터 영구 제명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한국에는 한국만의 규칙이 있으니 거기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것 이라고 본다. 미국에서도 지난 80년대 후반 승부조작사건과 관련해 명예의 전당에까지 입성했던 피트 로즈(Pete Rose)가 야구협회에서 영구 제명되었으며 명예의 전당에서도 쫓겨나는 적절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야구선수라면 다 그렇겠지만 나 또한 늘 잘하고 싶다. 미국으로 돌아온 만큼 다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 일단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넥센 감독님, 매니저, 코치, 그리고 박병호를 비롯해 다른 동료들과 팬들이 그립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 가서 다시 뛰고 싶다. 나를 응원해줬던 많은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동아닷컴 | 이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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