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스카이힐 제주CC 오션코스 5번홀 워터해저드 옆에는 일명 ‘서희경 행운의 돌’로 불리는 기념비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스카이힐 제주CC
3년전 대회서 공 돌에 튕겨 벌타 위기 넘겨
결국 1타차 우승…의미 남달라 기념비 제작
제5회 롯데마트여자오픈이 아마추어 돌풍으로 화제를 뿌린 가운데 대회가 열린 제주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에는 갤러리들의 눈을 사로잡는 명물이 있었다. 이른바 ‘서희경 돌’이다. 돌멩이에 이름까지 붙인 것도 희한한데, 왜 하필 ‘서희경 돌’일까.
돌에 얽힌 사연이 재미있다.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4월15일, 제2회 롯데마트여자오픈 1라운드 때 벌어진 일이다. 14번홀(파3·오션코스 5번홀)에서 서희경이 티샷한 공이 워터해저드 구역 쪽으로 구르다 돌에 맞고 튕겨 나왔다. 돌에 맞지 않았더라면 영락없이 공은 워터해저드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골프 룰에서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면 1벌타를 받고 가까운 지점에서 드롭 후 다시 플레이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보기나 더블보기까지 할 수 있어 프로들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다행히 공은 돌멩이를 맞고 나와 워터해저드에 빠지지 않았다. 그 덕분에 서희경은 이 홀에서 행운의 파 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의 행운은 우승으로 연결됐다. 서희경은 이일희, 안선주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그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져 1타 이상을 잃었더라면 서희경의 우승도 물거품 됐을지 모른다.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서희경은 그해 4승을 더 추가하면서 KLPGA 투어 지존으로 등극했다.
골프장에서는 서희경에게 행운을 안겨다준 돌을 이때부터 ‘서희경 돌’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1년 뒤 기념비를 만들어 골프장을 찾는 내장객들에게 이를 알리고 있다.
롯데 스카이힐 제주CC 임종택 지배인은 “골퍼들도 서희경에게 행운을 안겨다 준 돌이라며 손으로 만져보는 등 골프장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