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선이 최희섭의 가세로 힘을 받고 있다. 김상현이 빠진 상황에서 최희섭의 빠른 적응은 KIA에 한줄기 빛이다. 스포츠동아DB
탁월한 선구안·파워…KIA 4번타자 역할 완수
최근 고향으로 다시 이사 “이젠 야구에 전념”
돌아온 KIA 4번타자 최희섭(33)이 다시 ‘빛고을’에 둥지를 틀었다.
투수진의 연이은 부상과 이범호-김상현의 연쇄 전력이탈. 잔인한 4월을 우려했던 KIA는 개막 첫 7경기를 3승4패로 마쳤다. 그러나 최희섭이 돌아온 이후 성적은 3승2패다.
11일 광주 삼성전부터 1군에 복귀한 최희섭은 5경기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이범호와 김상현이 빠진 KIA 타선이지만 최희섭이 중심에 서자 1번 이용규와 3번 안치홍도 더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최희섭은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훈련을 했지만 최상의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뚜렷한 목표의식, 그리고 심리적 안정이다.
사실 최희섭은 지난해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은퇴를 각오했기에 광주를 떠나 집까지 옮겼다. 고향 팬들 앞에 면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택했던 결정이었다. 그러나 팀에 다시 안기며 최근 광주에 다시 집을 마련했다. “개인적으로 좋지 않았던 일은 다 잊었다. 야구만 생각하기로 했다”고 다짐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최희섭은 상대 투수에 따라 2∼3가지 타격 폼으로 변신하는 몇 안 되는 타자다. 기술적으로 이미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한 타격 운용이다. 특유의 선구안과 힘도 정상급이다.
이제 팀과 하나가 되어 적극적으로 승부하고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적극적 스윙이다. 최희섭은 4번타자지만 타석에서 매우 신중한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투수와 승부를 적극적으로 즐기며 복귀 후 5경기에서 알토란 같은 1홈런 6타점을 올렸다. 볼넷도 3개가 있지만 소극적인 대응의 결과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1루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대는 삼성 이승엽, 한화 김태균 등 국내 최고의 타자들이다. 그러나 최희섭도 한국 1루수로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실력파다. 최희섭은 “1루에 다들 모였기 때문에 재미있는 승부를 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