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스포츠동아DB
경험 부족…심리적 압박감 털어야 변신 성공
어떤 상황에서도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투수. 모두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마무리의 모습이다. 그런 면에서 LG 리즈(사진)는 마무리로 매우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무리에게는 또 한 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경험이다.
LG팬, 그리고 많은 야구팬들은 LG의 새 마무리 리즈에 대해 관심이 높다. 13일 잠실경기를 유심히 봤다. 리즈는 연장 11회에 KIA 타선을 상대로 연속 16개의 볼을 던졌다. 연장 상황이었지만 5-5 동점이었다. 심리적 중압감이 매우 큰 순간은 아니었다.
투구동작 등을 봤을 때 밸런스 등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 것은 부족한 경험, 그리고 심리적 이유가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리즈는 미국에서도 마무리 경험이 거의 없었다.(메이저리그 28경기에서 21경기 선발, 마이너리그 137경기 중 123경기 선발)
사실 마무리는 선발에 비해 단점이 많아도 된다. 퀵모션이 느리거나 변화구의 위력이 떨어져도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이 있다면 경쟁력이 있다. 홀로 세 타자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다른 단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무리가 등판하자마자 제구력이 흔들려 볼넷을 내주면 팀과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만다.
15일 경기에서 리즈는 1이닝 동안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세이브를 기록했다. 13일에 비해 훨씬 안정된 모습이었다. 마무리는 1점 리드, 2∼3점 리드, 연장전 그리고 주자 1루, 2루, 혹은 만루 등등 다양한 상황에서 각각 경기를 다양하게, 그리고 집중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더 경험이 중요하다.
리즈는 분명 좋은 공을 갖고 있다. 앞으로 세이브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많은 중압감을 극복하며 경험을 쌓아 나간다면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리즈의 자리는 팀의 승리를 꼭 지켜야 하는 마무리다. 그만큼 그 시간은 결코 많지 않다.
이번 주 LG와 리즈가 상대할 한화와 SK전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선발진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마무리로 돌린 김기태 감독의 고민을 씻어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전 SK·KIA 감독, KBO 육성위원장,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