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 베이스볼] 빗맞아도 만루포…박병호 괴력 무서워

박병호. 스포츠동아DB

용병 뺨친 4번타자의 힘…105m 훌쩍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 4월, 프로야구도 따뜻해진 봄날과 함께 활짝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순위싸움이 벌어지고, 갖가지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죠. 야구계 뒷얘기를 소개하는 스포츠동아 ‘톡톡(TALK TALK) 베이스볼’, 이번 주에는 괴력의 사나이 박병호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빗맞아도 홈런, 넥센 박병호의 괴력

넥센 박병호는 15일 대구 삼성전 3회초 프로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날렸습니다. 그간의 마음고생도 좀 덜었습니다. 개막 이후 1할대 타율로 부진해 본인의 표현대로 “밥값을 못하고 있었거든요.” 평소 외국인 타자 못지않은 괴력으로 종종 놀라움을 자아냈는데, 만루포가 또 한번 화제가 됐어요. 경기 종료 후 그는 “사실 배트 끝에 빗맞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105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어요. 넥센 장정석 매니저 역시 “병호 홈런의 특징은 맞는 순간 넘어가는 것인데, 이 타구는 붕 떠서 좀 애매했다”고 말합니다. 주변에서 ‘괴력’을 운운하자 박병호는 자세를 낮췄는데요. “2번 중에 1번은 안 넘어갔잖아요. 그러니 실력이 아니라 행운이죠, 뭐.” 9회에 친 타구를 말하는 것이었는데요. 만루포 상황처럼 배트 끝에 똑같이 빗맞았는데, 이번에는 좌측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어요. 그래도 얼추 100m는 날아간 타구였어요. 마수걸이포를 쏘아올린 박병호가 올 시즌 목표로 삼은 25홈런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정타가 안 나와도 넘어가는데, 배트 중심에 맞히기 시작한다면 이거 장난 아니겠네요.


“10구단 반대한 삼성은 옹졸한 1등”


○승강제가 대안?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열렸어요. 9구단 NC의 2013년 1군 진입과 10구단 창단 추진 문제가 논의됐지만, 두 가지 모두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죠. 9구단 창단 때부터 반대 입장을 고수한 롯데 외에 삼성과 한화까지 가세해 NC의 1군 진입 시기 결정을 한 달 뒤로 미뤘어요. 여기에 세 구단 외에 두산까지 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야구팬들의 공분을 샀어요. 현장의 A코치는 “대구구장을 한번 봐라. 다른 팀은 몰라도 삼성은 그동안 야구계를 위해 한 게 뭐 있다고 이제 와서 10구단을 반대하냐”며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A코치는 또 “중소기업이 들어오는 게 싫으면 돈 많은 삼성이 10구단도 창단하라고 하는 게 어떠냐”며 흥분하더군요. 한 원로야구인은 “NC 창단 때 삼성이 선수 수급에 가장 소극적이었다고 하는데 삼성은 어디서나 옹졸한 1등인 것 같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어요. 여기에다 더 나아가, NC의 1군 진입에 딴죽을 걸고 10구단 체제를 반대하는 팀명이 공개된 뒤로는 인터넷상에서 이런 얘기까지 떠돌아요. “새 팀이 들어오는 게 싫다면, 반대하는 팀들끼리만 순위를 따져 꼴찌팀을 1군에서 밀어내는 승강제를 도입하라”는 주장이에요. KBO 고위 관계자도 몇몇 재벌구단의 반대를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에 비록 농담이지만 승강제를 거론했다고 하니, 이런 걸 두고 이심전심이라고 할까요?


윤희상·김태훈…구리시대를 아시나요




○SK 윤희상, “지금은 구리시대!”

지금 프로야구는 소녀시대가 아니라 구리시대가 지배하고 있어요. 경기도 구리 리틀야구단 출신들이 워낙 잘 나가고 있어서 나오는 말인데요. 그 ‘전도사’는 구리 인창중 출신 SK 윤희상이에요. 2경기에 선발로 나가 13이닝 무실점으로 2승을 거두고 있는데요. 윤희상은 역시 구리 리틀야구단과 인창중을 나온 KIA 에이스 윤석민과 오랜 우정을 이어오고 있죠. 윤석민 역시 승리는 못 거뒀어도 시즌 첫 등판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죠. 이밖에 타자 중에선 넥센 오재일이 선두주자입니다. 그런데 윤희상은 “정작 구리에서 제일 유명한 선수는 우리가 아니라 김태훈”이라고 거들었는데요. 구리 인창고 재학 시절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덕분이지요. 구리시에서 명예 홍보대사만 따로 뽑아도 올스타급이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요즘입니다.


검색어 1위 송신영 “찬호형 덕분이죠”


○한화 송신영이 검색어 1위 한 사연

한화 투수 송신영은 12일 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줄곧 머물렀습니다. 한때 1위까지 올라섰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날 청주 두산전 7회 선배 박찬호가 남겨 두고 간 주자 2명을 불러들인 게 화근(?)이었다죠. 송신영은 다음날 농담 삼아 “잘 던진 날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박찬호 선배한테 2실점을 주니까 생애 처음으로 검색어 1위도 해본다”며 껄껄 웃어 버리기도 했어요. 그만큼 박찬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엄청나다는 뜻이겠죠. 롯데가 ‘종교’인 부산의 식당에서도 이날만큼은 한화 경기를 틀어놓았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에요. 김태균이 복귀 첫 4안타를 치고 주장 한상훈이 결승 타점을 포함해 3타점을 올렸지만, 박찬호의 호투에 가려졌어요. 한화 한대화 감독이 일부러 “김태균이랑 한상훈이 아깝게 묻혔네”라고 둘의 활약을 상기시켜줬을 정도였으니까요. 타 구단 감독도 “신문이고 인터넷이고 다 박찬호로 도배됐더라”라며 혀를 내둘렀고요. 박찬호에게 지나치게 몰리는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의기소침할까 걱정된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관심의 한가운데에 있는 ‘코리안 특급’인데요. 18일 청주 LG전으로 예상되는 그의 다음 등판은 또 어떤 화제를 낳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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