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잘 치면 못 막고, 잘 던지면 못 치니…

입력 2012-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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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섭(왼쪽)-최형우. 스포츠동아DB

3승7패…디펜딩챔프 삼성 왜 이러나

투타 엇박자 심각…684일만에 스윕패
1·2선발 난조에 믿었던 불펜진도 흔들
1번 배영섭·4번 최형우 등 타선도 침체


총체적 난국이다. 삼성이 17∼19일 두산과의 잠실 원정 3연전에서 스윕을 당했다. 삼성은 지난해 한번도 스윕을 당한 적이 없다. 2010년 6월 4∼6일 대구에서 롯데에 3연전 싹쓸이패 이후 684일(1년 10개월 13일)만이다. 3연패 이상도 2011년 8월 20일 대구 LG전부터 24일 청주 한화전까지 4연패 이후 없었다. 시즌 전 ‘1강’으로 꼽혔던 강력한 우승 후보의 추락, 왜일까.


○피곤한 선발-불펜 동반추락

3연패∼3연승∼4연패.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성적표다. 게다가 지난 시즌 13승1무5패로 절대 우위를 확보했던 두산에 3연전 싹쓸이를 당했다. 개막전부터 삐거덕거렸다. 1선발 차우찬이 컨디션 난조로 무너졌고, 2선발 장원삼은 잘 던지고도 승을 못 챙겼다. 11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윤성환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지만 결국 연장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무하게 졌다. 오히려 4∼6선발 탈보트∼고든∼배영수가 연패를 끊고 연승을 달려줬지만 다시 1∼3선발에서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승리공식을 써내려간 ‘안(지만)∼정(현욱)∼권(혁)’ 트리오가 흔들리고 있다. 결국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리며 6선발 체제는 일단 무너졌다. 오치아이 투수코치는 “지난해 시즌이 길었고, 투수들이 긴박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볼을 던져 보이지 않는 피로감이 쌓였을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침체된 타선이 더 큰 문제

그러나 마운드보다 타선이 더 큰 문제다. 투수가 아무리 좋아도 점수를 뽑아야 이기는 법이다. 그러나 1번 배영섭이 살아나가지 못하고 있고, 2번 박한이는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빠지면서 일단 ‘밥상’이 안 차려지고 있다. 그나마 이승엽이 3번타자로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4번 최형우가 부진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원래 ‘지키는 야구’를 표방해왔다. 지난해 팀 타율도 0.259로 6위에 불과했고 득점권 타율 역시 0.252로 썩 좋지 않았지만 타선에 짜임새가 있었고, 적어도 투수들이 지킬 최소한의 점수는 뽑았다. 내부에선 “투타 밸런스가 어긋나고 있다. 야수가 좋은 날은 투수가 무너지고, 투수가 잘 던진 날은 야수가 점수를 못 뽑는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삼성은 ‘여름의 팀’이다. 지난해도 초반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전력이 워낙 탄탄해 초여름부터 치고 올라가 정규리그 1위에 안착했다. 올해도 객관적 전력은 최강이다. 다만 이른 시일 내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예상외로 힘겨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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