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칼럼]<조벡의 할리우드 in the AD>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비현실적인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입력 2012-05-08 09: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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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처음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yfried)와 작업을 할 당시, 나는 그녀의 출세작이라 불리는 영화 ‘맘마미아’를 보지 않았었다.

스웨덴 출신의 그룹 아바(ABBA)의 무척 유명한 히트곡들로 이루어진 뮤지컬 원작의 이 영화에서 주인공 소피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던 그녀였기에 촬영현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마치 그녀를 ‘맘마미아’의 ‘소피’를 대하는 듯 들떠있었다.

하지만 ‘맘마미아’를 보지 않은 나에겐 그가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린제이 로한’을 괴롭히는 친구 중 하나인, 예쁘지만 멍청한 캐릭터였던 ‘캐런’의 인상이 강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그런 내게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 큰 히트를 기록한 영화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제가 극중의 역할인 ‘캐런’과 비슷하게 멍청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해요.(웃음) 하지만 그 영화가 있었기에 지금 제가 다른 좋은 영화들과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정말로요” 라며 ‘맘마미아’를 보지 않아 조금 미안해하던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자상함을 보였다.

▶완벽한 미모로 뷰티 시장 사로잡아…시세이도로 첫 모델

사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스크린을 통해서 보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 선호가 나뉠 수는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는 현실 세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외모의 소유자였다. 아름다움이 지나쳐 오히려 어딘가 비현실적이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을 정도로.

이런 당대의 미녀를 패션 업계나 화장품 업계가 가만히 놔둘 리가 만무했다. 그녀를 제일 먼저 모델로 맞아들인 기업은 다름 아닌 1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Shiseido)였다.

시세이도는 자사의 여러 라인 중 최상위 라인인 ‘끌레 드 포(Cle de Peau)’의 글로벌 마켓 쉐어를 확장하기 위해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이자 대변인으로 전격 발탁했다.

끌레 드 포는 일본 내수 시장 보다는 글로벌 마켓에 더욱 중점을 두는 라인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시세이도라는 이름이 주는 일본 색깔을 배제하기 위해 끌레 드 포 단독 브랜드명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또한 스킨케어 부문 외에도 미국판 보그, 프랑스판 보그를 비롯해 유명 패션쇼와 패션 브랜드 광고 캠페인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업계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피에로니(Lucia Pieroni)’를 영입해 색조 부문에서도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기에 이에 맞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뮤즈가 절실히 필요했었다.

시세이도 끌레 드 포의 모델로 나선 아만다 사이프리드.


이에 전 세계적으로 대 히트를 기록한 뮤지컬 원작의 할리우드 영화 맘마미아에서 ‘소피’역을 맡으며 일약 큰 주목을 받게 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끌레 드 포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었다.

끌레 드 포의 광고 캠페인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모델로 나서기 전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탑 클래스 패션 모델들과 머트 알라스와 마커스 피곳(Mert Alas & Marcus Pigott), 데이비드 심스(David Sims)등과 같은 최상의 패션 포토그래퍼들과 작업을 해 왔던 터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합류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전반적인 소비자 인지도 상승은 물론 매출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시세이도 본사의 홍보 매니저인 유미 오시노미(Yumi Oshinomi)씨가 말해 주었다.

▶“얼굴에 불만이 많아요” 망언…만족스러운 촬영 이끌어

광고 캠페인을 계기로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그녀의 PR담당자들과 가까워지게 된 나는,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한국 패션지의 커버와 화보에 아만다가 직접 한번 참여해 줄 수 없겠는지 의견을 물었고, 마침 한국 시세이도 측에서도 마케팅 적으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어 촬영이 성사됐다. 그것이 바로 패션지 W 코리아의 2012년 2월호를 장식한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커버와 화보였다.

촬영 일정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이루어졌다.

작년 12월 초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생일날, 시세이도가 전세계 끌레 드 포 담당자들과 유명 패션지의 뷰티 에디터들을 초대해 성대한 생일파티를 뉴욕의 모처에서 열었는데, 그 시기에 맞춰서 W 코리아의 촬영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광고 캠페인과는 전혀 다른 컨셉트의 촬영이었기에 그는 역시 즐거움 반 긴장 반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언제 긴장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카메라 앞에 집중하고 있었다.

광고 캠페인에서는 내추럴 하면서도 광채가 나는 피부를 연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W 코리아와의 촬영에서는 좀 더 드라마틱하면서도 배우 특유의 순간순간의 표현력이 요구되는 조금 더 난이도가 높은 촬영이지만, 한 컷 한 컷 그가 끌어내는 그만의 표현력은 촬영을 순조롭게 이끌어갔다.

“저는 스스로 그리 예쁜 얼굴이라 생각하지 않는 편이예요. 언제나 얼굴에 불만이 많죠. 특히 얼굴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려면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편이거든요.”

촬영 중간 다음 씬을 위한 메이크업 수정을 하던 그가 말했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잘 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머릿속 한편으로는 한국의 연예인이 만약 이런 말을 했다면 지금쯤 인터넷상에 ‘망언’이라며 기사가 도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도 안되는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는 것을 보니, 그에게는 정말 큰 고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by 데이비드 슬라이퍼.


하지만 그런 그녀의 고민은 오롯이 그녀 혼자의 것이었다. 그날 촬영장에 모인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그녀와의 촬영이 거의 완벽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그날의 촬영 담당했던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슬라이퍼(David Slijper)’와 스타일리스트 ‘티나 차이(Tina Chai)’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의 작업에 높은 만족감을 표현했다.

데이비드 슬라이퍼는 “컷과 컷 사이에도 그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분위기와 느낌을 표현했어요. 그래서 더욱 그녀의 팬이 되었어요. 미래가 정말로 기대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조쉬 하트넷과의 열애와 결별

이 칼럼을 쓰고 있는 동안 배우 조쉬 하트넷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열애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열애 기사가 보도되기 며칠 전 조쉬 하트넷과 촬영을 했던 나는 그의 에이전트를 통해 그 이야기를 먼저 전해 듣고 현장에서 이렇게 물었다. 불과 한달 여 전에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촬영을 했었더라고. 그러자 그는 안 그래도 그녀와 우연한 기회에 한국 작업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공통으로 아는 사람의 이름이 나와 한바탕 웃었다고 이야기했다. 작업을 하며 많은 한국인들과 만날 텐데 얼마 되지 않는 시간 안에 공통적으로 함께 일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우연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글을 마무리 짓는 이 시점에 바로 조쉬 하트넷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결별설이 터졌다.

실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헤어지게 될 지 모르고 조금 시간을 두고 썼는데, 이제는 그들이 헤어지게 되어 버렸으니 연인 사이라는 것은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호주머니에라도 쏙 들어갈 것만 같았던 귀여운 아만다와 쿨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던 훤칠한 조쉬가 정말 잘 어울린다 생각해서 예쁘게 잘 사귀었으면 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그의 미래를 주목한다

얼마 전 영화 맘마미아를 드디어 보게 됐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맘마미아에서의 아만다를 기억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로 영화를 본 후에는 이전 영화의 강하던 캐릭터가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연기 몰입도가 훌륭했다.

그래서 나도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슬라이퍼처럼, 그녀의 더욱 열심 팬이 되기로 했다. 그녀야말로 미모뿐만이 아닌 연기로서 그 미래가 주목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ㅣ조엘 킴벡, W Korea, Cle de Peau/Shiseido
조벡 패션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재미 칼럼니스트 joelkimbec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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