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노트북은 가라, 'XPS 14S'

입력 2012-05-18 16: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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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떡’에 질린 사용자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노트북이 있다.

노트북의 단자는 일반적으로 측면에 있다. 측면 단자는 마우스 등 주변기기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이 거추장스럽다는 단점이 있다. 선을 보다 단정하게 정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단자를 노트북 후면에 배치하는 것이다. 후면에 단자를 배치하면 선이 거추장스럽지 않고, 책상 위가 한결 깔끔하다. 또한 마우스를 움직여도 선이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 허나 후면에는 보통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크기가 작을수록 단자를 배치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배터리를 제품에 일체화시켜, 단자를 후면으로 옮긴 제품이 있다. 바로 델의 14인치 급 노트북 ‘XPS 14Z’다. USB, HDMI, LAN, 전원 단자 및 미니 DP(디스플레이 포트) 등 단자 대다수가 제품 후면에 있다.

XPS 14Z의 본체는 알루미늄으로 구성됐다. 보통 플라스틱으로 노트북 본체를 구성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알루미늄의 가장 큰 특징은 견고함이다. 흠집이 잘 생기지 않고, 제품을 힘주어 눌러도 움푹 꺼지는 현상이 없다. 또한 금속재질 특유의 은색 광채가 제법 고급스럽다. 이러한 특징을 XPS 14Z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

외관은 그대로, 사양은 내 마음대로

XPS 14Z는 델의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세서, 메모리, 저장장치를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 프로세서의 경우 인텔 2세대 코어 i5-2450M, i7-2640M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이 리뷰를 작성한 시점을 기준으로 인텔 2세대 코어 i 프로세서(샌디브릿지) 가운데 선택해야 했지만, 델은 곧 인텔 3세대 코어 i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는 4GB, 8GB 중에 선택하면 되고, 저장장치도 500GB 하드 드라이브, 750GB 하드 드라이브, 256GB SSD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선택한 사양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최저 112만 원부터 최대 175만 원까지 다양하다. 물론 이렇게 사양을 변경한다고 해서 외관이나 무게가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제품이 상당히 무겁고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XPS 14Z의 무게는 2kg으로,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무겁다. 게다가 배터리가 일체형이라 배터리를 분리해 무게를 줄일 수도 없다. 또한 가장 저렴한 모델도 비슷한 사양을 갖춘 타사의 제품보다 비싼 편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저렴한 노트북은 마감이 부실하고, 제품의 완성도가 뒤떨어진다. 노트북은 사양이 전부가 아니다. 외관을 포함한 제품의 전체적인 마무리도 중요하다. XPS 14Z는 오래 사용해도 손을 올려놓는 부위(팜레스트)가 그다지 뜨겁지 않으며, 소음도 적다


디아블로3, 실행은 된다

사용자는 XPS 14Z를 구입할 때 프로세서, 메모리, 저장장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픽 프로세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520M으로 고정돼있어 선택할 수 없다. 엔비디아 지포스 GT520M은 성능을 늘리는 것보다 발열을 줄이는데 치중한 제품으로, 소형 노트북에 널리 사용된다. 물론 성능이 아주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울트라북 등지에 널리 사용되는 인텔의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 ‘HD 3000’보다는 뛰어나다.

GT520M으로 게임을 어느 정도까지 실행할 수 있을까? 요새 장안의 화제 ‘디아블로3’를 실행해본다. 참고로 게임 옵션은 ‘해상도 1366X768’, ‘텍스처 품질 낮음(…)’, ‘그림자 없음’, ‘계단현상 방지 OFF’로 설정했다.

그 결과 그럭저럭 실행은 이상 없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평균 32 프레임 내외로 측정됐다. 3D 게임은 30 프레임이 이상만 나와주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몬스터가 많이 나타날 때 화면이 잠시(약 0.5초 내외) 멈추는 현상이 가끔 발생했다.

디아블로3만 확인하면 충분할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다른 게임 구동 결과도 적어본다. 캡콤의 대전격투게임 ‘스트리트파이터4’는 평균 52 프레임으로 측정됐고, 3인칭 시점 슈터(TPS)게임 ‘레지던트이블5(바이오해저드5)’는 평균 32 프레임으로 측정됐다. 따라서 약간 철 지난 게임은 GT520M으로 무난히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게임을 외부 모니터에서 풀 HD 해상도(1920x1080)로 실행하면 감당하지 못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델이 제작한 노트북의 최대 강점은 기업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반 사용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경험할 수 없다. 따라서 순수하게 노트북의 성능, 완성도, 가격으로 시장에서 승부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XPS 14Z는 가격이 조금 아쉽다. 제품자체의 완성도는 뛰어난 만큼 선물 받는다면 정말 잘 쓸 수 있을 제품이다. 허나 비슷한 성능의 타사 노트북보다 약간 비싼만큼, 직접 구입하는 것은 약간 망설여진다. 저렴한 노트북의 허술한 마감에 실망한 사용자에게 추천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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